농구팀 분위기, 벤치 끝을 보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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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에서 고참급 베테랑들의 태도는 팀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
팀 분위기는 경기 때 선수들이 앉아있는 벤치 끝을 보면 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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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분위기는 경기 때 선수들이 앉아있는 벤치 끝을 보면 답이 나온다. 베테랑이 벤치 끝에 앉아 무표정한 얼굴로 영혼없이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면 적어도 분위기가 아주 좋은 팀은 아니다. 경기에 일정 수준의 출전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는 고참급 선수의 심기가 불편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는 젊은 선수들도 세대교체를 하는 팀, 선수층이 두꺼운 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창원 LG 조상현 감독은 이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그는 “내가 기량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후배들보다 나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쓰지 않으면 불만이 생기기 마련이다. 베테랑 선수들 대부분이 그렇게 된다. 내가 선수 시절에 그랬다”고 말했다.
조상현 감독이 이끄는 LG는 선수층이 두껍다.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를 앞두고는 FA시장에서 양홍석, 신인 드래프트에서 유기상을 영입하면서 기존 선수들의 출전 시간 변화가 불가피 했다.
특히 베테랑 이관희(36), 정희재(35), 임동섭(35)은 출전시간이 줄고 역할도 축소됐다. 이관희는 지난시즌 평균 24분41초를 뛰었으나 올 시즌에는 20분24초를 뛰고 있다. 정희재는 17분48초에서 1분 가량 줄어든 16분57초다. 11월 들어 양홍석이 팀 적응력이 높이면서는 10분도 뛰지 못하는 횟수가 늘었다. 지난시즌 도중 삼성에서 이적한 임동섭은 평균 11분25초를 뛰었지만 올 시즌에는 평균 4분52초 만을 뛰고 있다. 10분 이상을 뛴 경기는 딱 1경기 뿐이다.
조상현 감독은 “고참들의 불만은 딱 티가 난다. 고맙게도 우리 팀 고참급 선수들은 그렇지 않다. 속으로는 나나 코치들에게 서운한 마음이 있을거다. 고참급은 아니지만 지난시즌에 많이 뛰었던 윤원상도 마찬가지다. 선수라면 누구나 출전시간을 원하지 않는가. 하지만 겉으로 티를 내지 않는다. 말이 쉽지 티를 안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자신들의 태도가 후배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아는거다. 덕분에 후배들이 고참들 눈치보지 않고 좋은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다. 참 고맙다”라고 고참들의 태도를 칭찬했다.
정희재는 “선수라면 누구나 출전시간을 원한다. 나도 과거에 불만을 표시할 때가 있었다. 코치들을 찾아가서 출전시간 달라고 상담을 하기도 했다. 고참이 되니까 나만 생각할 수는 없겠더라. 내 역할에 충실하면서 후배들이나 팀 분위기도 생각하게 되더라. (양)홍석이가 오면서 내 출전시간이 줄었지만 나보다 역할이 많은 홍석이가 잘해야 팀이 잘된다. 홍석이와 얘기를 하면서 고충을 듣기도 한다. 경기를 뛰지 않더라도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관희 형이나 동섭이도 마찬가지일거다”라고 말했다.
LG가 잘나가는 이유다.
#사진=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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