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 출신 친명’후보 부실검증…하루만에 부적격 처리한 민주당

위지혜 기자(wee.jihae@mk.co.kr) 2023. 12. 16.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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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이종권 고문치사 사건' 가해자로 알려진 정의찬 이재명 대표 특보를 총선 후보자로 적격 판정한지 하루만에 결과를 번복했다.

대표적으로 한총련 의장 출신인 강위원 당대표 특보는 '이석 치사 사건' 직후 의장으로 취임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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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총련 시절 고문치사 연루
정의찬 적격심사 판정 취소
친명 묻지마 공천 도마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종권 고문치사 사건’ 가해자로 알려진 정의찬 이재명 대표 특보를 총선 후보자로 적격 판정한지 하루만에 결과를 번복했다. 이 대표는 직접 “업무상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친이재명계’를 내세우는 한국대학총연합회(한총련) 인사들에 대해 관대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는 15일 정의찬 특보에 대해 “지난 14일 적격 발표를 했지만 이후 제기된 문제에 대해 다시 회의를 열어 검증한 결과 예외 없는 부적격 사유인 범죄경력에 해당되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전남 해남·완도·진도 지역의 출마를 준비하는 정 특보는 한총련 산하 광주전남총학생회연합(남총련) 의장 출신이다.

‘이종권 고문치사 사건’은 1997년 전남대학교에서 발생한 일이다.

20대 시민 이종권 씨는 남총련 간부들에 집단 구타와 물·전기 고문을 당하다 사망했다. 정 특보는 이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고 1심에서 징역 6년을,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 같은 범죄 이력에도 불구하고 정 특보가 출마를 준비하자 당 안팎에서는 그의 공천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서류 검토 과정에서 범죄 이력을 놓쳤다’며 미흡한 설명을 내놓았다. 이 대표는 “규정을 잘못 본 업무상 실수가 아닌가 싶다”고 해명했고, 검증위 관계자는 “검증 자료에 범죄 이력이 있었지만 저희가 놓쳤다”며 “저희가 잘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특보는 부적격 판정이 내려지자 “수사당국의 강압적 수사로 괴로워하다 의장으로 책임을 진 사건”이라며 “검증위 결과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강위원 당대표 특보, 정청래 최고위원, 박찬대 최고위원(왼쪽부터)이 유튜브 방송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 유튜브 채널 ‘새날’ 캡처]
최근 민주당에는 이 같이 ‘친명 이력’을 강조하며 출마를 준비하는 한총련 인사들을 당내에서 어떻게 검증할지에 이목이 쏠리는 모양새다. 이들은 주로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 지사 시절 인연인 인물들로 ‘친명계’를 자처하나 일부는 ‘성희롱 사건’ 등 범죄에 연루돼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한총련 의장 출신인 강위원 당대표 특보는 ‘이석 치사 사건’ 직후 의장으로 취임한 인물이다. ‘이석 치사 사건’은 1997년 한총련 5기 출범식을 앞두고 한양대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한총련 간부들이 20대 선반기능공 이석 씨를 경찰 프락치로 몰아 집단구타 및 물고문을 가해 사망하게 한 사건이다. 2003년 강 특보가 술자리에서 성추행을 했다는 논란이 있었고, 운동권에서는 ‘강위원 성희롱 백서’까지 발행됐다.

그러나 강 특보는 현재 친명계 원외그룹인 더민주혁신회의의 공동대표까지 맡는 등 당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는 이 대표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을 맡았고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의 비서실에서 활동한 대표적인 친명계 인사다.

당 관계자는 “이들 한총련 출신 후보자가 공천되면 민주당의 도덕성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총선기획단 위원은 “친명계와 비명계가 붙는 지역구는 보통 경선을 치르게 되겠지만 강 특보처럼 논란이 되는 인물은 당에서 미리 정리하지 않을까 싶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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