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규의 직설] 日한신 38년만의 우승 비결 밝혀졌다→바로 흰쌀밥 덕분

손태규 교수 2023. 12. 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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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쌀밥은 운동선수들에게 약일까? 독일까?

흰쌀밥은 건강의 적이라 한다. ‘탄수화물 덩어리’기 때문. 논란이 많다. 나쁜 탄수화물도 있지만 건강에 좋은 착한 탄수화물도 있다.

어쨌든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은 웬만하면 흰쌀밥을 피하려 한다. 살빼기 노력을 하는 사람들은 더욱 그렇다. 대신 현미밥이나 잡곡밥을 먹는다. 일반인들이 그러니 운동선수들은 흰쌀밥에 아주 예민할 것이다.

■“야구 잘 하려면 흰쌀밥 먹지마라”

실제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흰쌀밥 때문에 파문이 일었다.

올해 일본 프로야구는 38년 만에 한신 타이거스가 우승하면서 막을 내렸다. 막바지 경쟁이 뜨거웠던 9월. 느닷없는 흰쌀밥 문제로 한참 시끄러웠다. 이른바 ‘레이와(令和) 쌀 소동.’

주니치 드래곤스의 다쯔나미 가즈요시 감독은 전기밥솥을 없애고 시합 전 선수들에게 흰쌀밥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는 “8월 하순 들어 외야수 호소가와 세이야가 부진한 것은 밥을 너무 많이 먹어서 움직임이 둔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못 먹도록 했다. 그러자 성적이 다시 올라왔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도 흰쌀밥을 먹지 못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인 투수 등의 항의로 투수진은 다음 날부터 흰쌀밥을 먹도록 했다.

하지만 한 달 가까이 다른 선수들은 물론 지원 요원들까지도 작은 주먹밥 1개 이외는 흰쌀밥을 못 먹는 조치가 이어졌다.

언론들은 가즈요시 감독의 ‘흰쌀밥 금지’를 세게 비판했다. 그 조치가 옛날식 행태라며 나쁜 성적에 연관시켜 몰아붙였다. 그는 1988년-2009년 쇼와(昭和)·헤이세이(平成) 시대’에 프로선수 생활을 한 사람. 흰쌀밥 먹는 것까지 자신이 결정하는 것은 지금 나루히토 천황의 ‘레이와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것.

이 소동은 흰쌀밥과 운동선수와의 관계를 새삼 부각시켰다. 감독은 흰쌀밥이 선수들의 몸 상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다. 반대로 외국인 투수까지 흰쌀밥 금지를 항의했다. 선수 개개인의 특성이나 스포츠의 종류에 따라 흰쌀밥의 영향은 다를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골프 잘 치려면 흰쌀밥을 먹어라”

이를 반증하듯 일본 골프전문 잡지 ‘골프 다이제스트’는 “골프를 잘 치려면 흰쌀밥을 먹어라”고 권고했다. 프로야구에서의 ‘레이와 쌀 소동’을 거론하면서 흰쌀밥에 관한 널리 퍼진 편견을 깼다.

이 잡지는 11월호에서 영양전문가의 분석을 인용, 흰쌀밥은 단백질이나 지방이 많은 음식에 비해 소화가 잘 되기 때문에 에너지가 빨리 필요한 골퍼들에게 좋다고 했다.

주 영양소가 당질인 흰쌀은 근육과 뇌의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골프는 오랜 시간 몸을 써야 하는데다 코스 공략 등을 위해 머리도 많이 써야 하는 운동. 당질이 부족하면 에너지가 떨어지면서 피로가 쌓이게 된다. 몸과 머리 모두 긴 시간을 견디기 어렵다. 제 실력을 낼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선수들은 경기 전날부터 체중 1kg 당 7~10g 이상의 탄수화물, 경기 14시간 전에는 체중 1kg 당 1~4g 이상의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기준이다. 이 때는 밥이나 우동과 같은 고체 음식을 먹어야 한다.

탄수화물 가운데서 당질이 많은 대신 지방질이 적은 흰쌀밥이 매우 좋다. 빨리 소화되기 때문. 아침 식사 때는 물론 경기 중간에도 주먹밥 같은 흰쌀밥을 먹는 것이 좋다.

같은 쌀이라도 현미는 영양가는 높지만 소화가 흰쌀밥보다 느리다. 그래서 선수들 중에는 평소에는 현미밥을 먹지만 경기 전날부터 흰쌀밥으로 바꾸어 먹는 경우가 있다.

■“경기 1시간 반전에 아침을 먹어라”

아침 식사를 아예 거르거나 되도록 가볍게 먹는 것이 요즘의 흐름. 그러나 에너지를 충전해 몸의 모든 신경체계를 불러일으키려면 아침 식사를 챙겨 먹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가 아니라도 골퍼의 경우 골프장까지 차를 운전해야 한다면 아침을 든든히 먹어야 한다. 탄수화물 부족은 집중력을 떨어트려 퍼팅을 망가트린다.

미국 프로골프 선수들의 체력 단련 등에 35 년 종사해 온 전문가는 “대부분 골퍼들은 급하게 골프장으로 가 간단하게 아침을 때운다. 4-5홀 돌면 힘이 빠져 9홀 지나가면 체력이 방전된다. 몸에 당분이 없으니 신경이 예민해 진다. 신체 통제력을 잃으면서 퍼팅을 실수하고 칩샷에 바닥을 치게 된다. 늘 경기마다 반복한다. 그러곤 점수 낮춘다며 새 드라이버를 구입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 선수들을 보면 아침을 잘 챙겨 먹는 경우 낮은 점수을 기록한다”며 “적어도 경기 1시간 30분 전에 식사를 하라”고 충고했다. 비싼 장비 싸는데 너무 공들이지 말라는 뜻.

결국 한국인들이 골프를 잘 하려면 경기 한참 전에 흰쌀밥으로 든든히 속을 채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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