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도 6개월 전에”…“학부모 과도한 항의·폭언 확인”
[앵커]
올해 초 서울의 한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가 숨진 사건을 조사해온 교육청 감사팀이 결과를 내놨습니다.
학부모의 과도한 항의와 민원, 폭언이 있었고, 이게 고인이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한 원인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김민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7월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장, 한 남성이 기간제 교사인 자신의 딸도 같은 일을 겪었다고 소리칩니다.
["우리 딸도 6개월 전에 (숨졌습니다)... 제 딸도 같이 넣어서 조사해주세요."]
감사에 나선 서울시교육청은 학부모의 협박과 폭언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서울 상명대부속초등학교에 근무했던 오 모 교사가 지난해 6월, 학생들 간 다툼을 중재하다 학부모들의 항의를 받았다는 겁니다.
특히 일부 학부모는 과도한 폭언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함보현/유족 측 법률대리인 : "(일부 학부모는) '경찰에 고발하러 가고 있다'고 고성을 지르는 등 고인에게 협박성 폭언을 하였고, 고인은 이런 폭언으로 인하여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정황을 확인하였습니다."]
과중한 업무도 부담이었습니다.
학교 방침에 따라 공개된 휴대전화로는 매일 열건 넘는 민원이 쏟아졌고 초과근무도 해야 했습니다.
심경을 일기로 적어가며 우울증을 이겨내려 했지만, 오 교사는 결국 올해 1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학교 측은 정교사 한 명이 학부모에게 전화한 것 외에 특별한 도움을 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오재근/오 모 교사 부친 : "(주변 사람들이) 우리 딸 어찌 됐다 하면 나는 막 눈물이 나거든요. 근데 그걸 나보고 밝히라고 하니까. 너무 슬퍼서 법적으로도 왜 피해자가 이걸 밝혀야 하나."]
유족들은 산재 신청과 함께 가해 학부모에 대한 형사 고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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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혁 기자 (hyu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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