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은 ‘뮤지컬 레전드’…“한국어의 음악성 아름답다”

김형주 기자(livebythesun@mk.co.kr) 2023. 12. 16.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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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올리버'를 보고 있을 때 '레미제라블'의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왼쪽 뇌로는 공연을 감상하면서 오른 쪽 뇌로는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을 뮤지컬로 만들면 어떤 작품이 될지 상상했죠."

명작 뮤지컬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 등의 대본과 가사를 쓴 알랭 부블리(Alain Boublil·82·사진)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진행한 언론 인터뷰에서 '레미제라블'의 탄생 과정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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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작사가 알랭 부블리 첫 방한
레미제라블·미스 사이공 명작 참여해
“시대초월 보편성이 레미제라블 매력
한국어의 음율, 작품의 감정에 어울려”
알랭 부를리 [사진 = 쇼온컴퍼니]
“뮤지컬 ‘올리버’를 보고 있을 때 ‘레미제라블’의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왼쪽 뇌로는 공연을 감상하면서 오른 쪽 뇌로는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을 뮤지컬로 만들면 어떤 작품이 될지 상상했죠.”

명작 뮤지컬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 등의 대본과 가사를 쓴 알랭 부블리(Alain Boublil·82·사진)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진행한 언론 인터뷰에서 ‘레미제라블’의 탄생 과정을 밝혔다.

부블리는 뮤지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레미제라블’로 몰리에르상, ‘미스 사이공’으로 이브닝 스탠다드 그래미상을 받았고, 두 개의 토니상과 두 개의 그래미상, 두 개의 빅투아르 드 라 뮤직상을 받았다. 그가 참여한 곡이자 영화 버전 ‘레미제라블’에 수록된 ‘Suddenly’는 오스카상 최고의 노래 후보에 올랐다.

부블리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블리는 ‘레미제라블’의 한국 공연을 보기 위해 방한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디션 때 한국 배우들의 목소리가 너무 훌륭해서 꼭 공연을 직접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레미제라블’은 부블리와 함께 작곡가 클로드 미셸 숀버그, 전설적인 뮤지컬 프로듀셔 카메론 매킨토시가 만든 뮤지컬이다.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19세기 소설 ‘레미제라블’을 각색했으며 모든 대사를 뮤지컬 넘버(노래 또는 음악)로 표현하는 송스루(Song-through)로 극이 진행된다.

‘레미제라블’은 1985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한 뒤 세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 공연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37년간 53개국에서 22개 언어로 1억3000만명의 관객을 만났다.

알랭 부를리 [사진 = 쇼온컴퍼니]
부블리는 ‘레미제라블’의 꾸준한 흥행 비결로 시대를 초월하는 예술성을 꼽았다. 위고의 원작 소설이 시대를 넘어서 울림을 주는 보편성을 갖추고 있었고, 뮤지컬도 이를 음악적, 언어적으로 잘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부블리는 “선입견에 사로잡힌 자베르나, 불행에 절망하는 판틴 같은 인물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인물”이라며 “시대를 타지 않는 보편성을 획득한 것이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부블리는 ‘레미제라블’을 세계적 흥행작으로 만든 뒷 이야기도 밝혔다. 부블리는 “파리에서 진행한 ‘레미제라블’의 초기 버전 음반을 들은 매킨토시가 영국에서 전화를 걸어왔다”며 “뮤지컬 ‘캣츠’를 프로듀싱했다며 자신을 소개한 매킨토시가 ‘지금 당신(부블리)은 자신이 어떤 (위대한) 작품을 만들었는지 모를 것’이라고 말하며 협업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부블리는 ‘레미제라블’에 배우를 캐스팅하는 엄격한 기준도 소개했다. 부블리는 “‘레미제라블’은 보통의 뮤지컬처럼 노래와 춤, 연기가 나눠지는 뮤지컬이 아니어서 연기와 노래로 풍부하고 강렬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시너지를 가진 배우를 모으는 것이 나라마다 오디션을 볼 때 목표로 삼는 부분이다”고 밝혔다.

자신의 공연을 보기 위해 전세계를 방문하는 부블리는 한국 공연의 장점으로 한국어의 음악성을 꼽았다. 그는 “한국어는 노래를 하듯 음정에 말을 싣는 느낌이 있다”며 “한국어의 아름다운 선율이 ‘레미제라블’의 감정을 구현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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