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 51번' 오라클파크 입성한 이정후의 자신감! "부상은 100% 회복, 내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일문일답]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내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바람의 손자' 이정후의 입단식을 개최했다.
이정후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국내 야구팬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았다. 이유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까닭. KBO리그 데뷔 시절부터 3할 이상을 기록하며 '신인왕' 타이틀을 품에 안고, 지난 2022시즌에는 정규시즌 MVP로도 선정되는 등 한국 최고의 타자로 불려온 만큼 얼마나 큰 규모의 계약을 통해 빅리그에 입성할지 관심이 모였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올해 시즌을 치러나가던 중 왼쪽 신전지대가 손상돼 발목 수술을 받는 최악의 상황을 겪었다. 이로 인해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했지만, 이정후를 향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열기는 매우 뜨거웠다. '악마의 에이전트'는 스토브리그 초반 메이저리그 절반에 해당되는 구단으로부터 이정후에 대한 문의를 받은 사실을 밝혔고, '뉴욕 포스트' 존 헤이먼은 20개 구단이 이정후를 쫓고 있다는 보도하기도 했다.
수많은 구단들이 이정후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예상 '몸값'도 덩달아 상승했다. 미국 'CBS 스포츠'는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된 6년 9000만 달러(약 1173억원)의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내다본데 이어 '디 애슬레틱'과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BTR)', 'ESPN', '뉴욕 포스트' 등은 이'CBS 스포츠'보다는 규모가 적었지만, 이정후가 최소 5000만 달러(약 652억원) 이상의 계약을 품에 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정후의 영입전에는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해 뉴욕 메츠와 뉴욕 양키스, 샌디이고 파드리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이 뛰어들었는데, 최종 승리자는 샌프란시스코였다. 샌프란시스코 피트 푸틸라 단장은 이정후가 발목 수술로 인해 재활 과정을 밟던 기간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찾았고, KBO리그에서 마지막 타석이 될 수 있는 '고별전'을 치르자 기립 박수를 보낼 정도로 이정후의 영입전에 '진심'을 표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 13일 '뉴욕 포스트' 존 헤이먼이 이정후와 샌프란시스코의 계약을 가장 먼저 보도했는데,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473억원)에 합의점을 찾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게다가 4시즌을 뛴 후에는 새로운 행선지와 계약을 찾아볼 수 있는 '옵트아웃'이 포함된 사실도 곁들여졌다. 미국 현지 언론들도 '깜짝' 놀랄 만한 엄청난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는데 성공했다.
이정후는 '절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4+1년 3900만 달러)과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당시 LA 다저스, 3600만 달러)가 미국으로 활동 무대를 옮길 당시 맺은 계약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를 품에 안았는데, 아시아 출신으로 범위를 넓혔을 때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9000만 달러)를 제치고 야수 1위로 등극, 투수를 포함하더라도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골든이글스)가 양키스에 입단했을 때의 1억 5500만 달러(약 2021억원)에 이은 역대 2위에 해당되는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이정후는 지난 15일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했고, 공식적으로 샌프란시스코 입단이 확정됐다. 샌프란시스코는 SNS를 통해 팀 유니폼을 입고 모자를 쓴 이정후의 사진과 함께 "이정후 선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온 걸 환영합니다"라는 문구를 남기며 이정후의 입단을 환영했고, '바람의 손자와 만나다(Meet the Grandson of the Wind)'라고 글을 올리며 이정후에 대한 부푼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입단식에 이정후는 오렌지색 넥타이를 메고 등장했다. 그리고 이정후의 아버지인 '바람의 아들' 이종범을 비롯한 가족들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그리고 파한 자이디 사장은 "단 한 타석을 보기 위해 피트 푸틸라 단장을 한국에 파견했다"며 이정후의 영입을 기뻐했다. 이어 이정후는 "헬로 자이언츠"라고 말 문을 열며 영어로 자신을 소개하며 "레츠 고 자이언츠!"라며 활짝 웃었다. 그리고 KBO리그 시절부터 사용한 '51번'의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과 쓴 뒤 "핸썸?"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 다음은 이정후의 일문일답
-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하게 된 배경은?
"어릴 때부터 MLB를 시청한 팬으로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역사도 깊고,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된 레전드 선수도 많다. 최근에도 우승을 많이 한 팀이고, 역사적인 팀에서 선택을 해주시고, 나도 역사가 깊은 구단에서 뛰게 돼 기쁘다"
- 메이저리그로 오면서 가장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새로운 투수들과 환경, 야구장. 한국에서는 항상 버스로 이동했지만, 비행기를 타고 이동을 하고 시차가 있다는 것을 적응해야 한다. 이런 것들을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 첫 번째 시즌을 생각하면 무엇이 기대되는가?
"미국에 있는 야구장을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견학을 갔는데, 그때 이후 처음으로 온 구장이 오라클파크다. 모든 구장이 처음인데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뛰게 되는 것이 기대가 된다"
- 아버지가 야구하는 것을 봤는데, 특별히 무엇을 배웠나
"야구적으로 배운 것은 없다(웃음). 아버지께는 인성과 좋은 사람으로서 클 수 있는 것들과 항상 선수가 잘할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배웠다"
- 오라클파크를 봤는데, 여기서 어떤 것이 기대가 되나
"한국에서는 돔구장에서 뛰었다. 천연구장에서 뛰게 돼 좋다. 이런 특색이 있는 야구장에서 가장 유명한 스플래시 히트가 기대가 된다"
- 7월에 받은 수술이 회복이 됐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 100% 회복이 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재활 기간에 도와주신 분을 위해서라도 내년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 김하성이 이정후와 굉장히 함께 뛰고 싶어 했는데, 계약 후 이야기를 나눈 것이 있나
"하성이 형은 한국에서 팀메이트로 뛰었고, 내게는 정신적 지주가 되는 형이었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좋은 말씀 많이 해줘서 꿈을 키웠다. 맞대결을 많이 하겠지만, 함께 뛰었던 시즌을 뒤로하고 맞대결을 갖게 돼 신기하고 설렌다. 형도 항상 좋은 말을 많이 해주기 때문에 많이 물어볼 예정이다"
- 팬들을 위해서 어떤 선수인지를 소개한다면?
"나는 어리다. 어리기 때문에 내 전성기가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내 기량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에 항상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팀의 승리를 위해서 모든지 최선을 다하고 모든 것을 쏟을 준비가 돼 있다"
- 공격에서는 어떤 선수이며? 수비에서는?
"이는 내 입으로 말하기는 부끄럽다. 하지만 내년 오프닝데이 때부터 보여드리면 팬 분들이 평가를 해주실 것이라 생각한다"
- 컨택이 좋다는 평가가 있는데 이를 신경쓰는가?
"신경을 쓰기보다는 어릴 때부터 남들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냐 했을 때 공을 잘 맞추는 것이었다. 삼진은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물러나는 것이지만, 어떻게든 그라운드로 공을 넣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이를 생각하며 훈련을 했다"
- 바람의 손자라고 불리는데?
"아버지가 현역 시절의 별명이 바람의 아들이었고, 나는 태어나 보니 자연스럽게 바람의 손자가 됐다. 한국에서는 바람의 손자라는 말이 오글거렸는데, 영어로 보니 멋지더라"
- 아버지와 비교했을 때 누가 더 빠른가?
"아버지는 정말 빠르셨다. 지금은 내가 이긴다. 같은 나이에 뛰라고 하면 못 이길 것 같다"
- 어릴 때 샌프란시스코에는 왜 왔는가?
"중학교 3학년 시절 국제경기를 하러 샌프란시스코에 온 적이 있다. 경기를 하러 왔었다"
- 야구를 안 할 때는?
"넷플릭스와 유튜브 보는 것을 좋아하고, 집에서 잠도 자고 맛있는 거 먹는 것을 좋아한다"
- 피트 푸틸라 단장이 고척을 찾았는데?
"생각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보면 하나의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너무 감사했고, 한국에서 내 플레이를 본 것만으로도 내게는 너무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 적응 문제가 가장 클 것 같은데, 첫 시즌의 목표가 있다면?
"부딪혀 봐야 할 것 같다. 목표를 잡는 것도 좋지만, 우선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응을 최우선으로 삼겠다. 팀이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팀 승리를 위해 뛰겠다"
- 타격폼 변화를 가져갔었는데
"내가 잘하기 위해서는 변화도 두려워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시간을 통해 내 매커니즘과 스윙에 좋은 것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간이 안 좋은 시간만은 아니었다. 겨울 내내 준비를 잘했다. 내가 성적을 내지 못한 것에 미안함은 있지만, 그 시간들을 처음 겪으면서 성숙해지는 계기가 됐다. 내게 믿음이 더욱 확고해졌다"
- 김하성과 함께 뛰었던 밥 멜빈 감독이 샌프란시스코 감독이 됐는데?
"하성이 형이 소식을 듣고 나서 정말 축하한다고 하더라. 가장 많이 해주신 말이 '좋은 감독님 밑에서 야구를 하게 돼 잘 됐다'고 했다"
-샌프란시스코 선수에 대해 아는게 있다면?
"너무 유명한 선수들이 많지만 윌리 메이스. 가장 최근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2010, 2012, 2014년에 우승했을 때 우승을 이끈 중심에는 버스터 포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 샌프란시스코에 와서 선수를 만난 적이 있는지?
"오늘 오전에 운동을 잠깐 하면서 오스틴과 잠깐 대화를 나눴다. 어렸을 때는 유격수였기 때문에 브랜든 브로포드를 좋아했다"
-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와 맞붙게 됐는데
"열심히 하겠습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