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일자리 빼앗는다" 인력난 사태에도 노조 외국인 반대
[편집자주]"몸은 힘들어도 돈은 많이 번다"도 옛말이 됐다. 건설업계는 최근 젊은 근로자의 이탈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건설업 근로자 209만2000명 중 60세 이상은 21.2%(44만3000명)로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3년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30대 이하 근로자 비율은 21%로 10년 전(25.5%)보다 4% 이상 빠져나갔다. 현장 직원의 경우 업무 강도가 높고 근무 시간이 긴 탓에 20·30세대에는 3D 직종으로 분류되며 기피 대상이 됐다. 올 한 해 업계를 강타한 철근 누락 등 부실 공사의 원인으로 인력 부족 문제도 거론됐다.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기업들도 젊은 세대의 이직을 막기 위해 고연봉과 인센티브를 제시하고 있다. 신입사원 채용을 1년에 두 번 진행한 곳도 등장했다.
(1) "청년이 없다" MZ 사라진 건설현장 50·60이 채웠다
(2) "내국인 일자리 빼앗는다" 인력난 사태에도 노조 외국인 반대
(3) 인력난 속 늘어지는 공사기간… 분양가 상승 요인?
국내 건설업에 종사하는 내국인 근로자 수가 청년층의 이탈로 줄어든 반면 이들의 빈자리를 외국인들이 채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정부는 내년 고용허가제 비전문취업비자(E-9) 외국인 쿼터를 4만5000명 늘린 총 16만5000명으로 확정해, 건설업에 올해보다 2780명 많은 총 6000명이 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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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의 총 인력수요는 155만1000명이고 내국인 근로자 수는 138만2000명이다. 16만9000명이 부족한 것이다. 모자란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합법 외국인력은 6만5000명(38.4%)에 불과해 10만명 이상이 더 필요하다.
다만 건설업계는 외국인 근로자 가운데 상당 부분을 불법 체류자가 차지하는 만큼 실제 현장에서 근무하는 외국인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고용주들이 외국인 불법 체류자를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보니 실제 근무하는 외국인은 통계보다 더 많다"고 설명했다.
비전문 외국인력 증가에 따른 안전문제를 지적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동일 경력의 외국인 근로자는 내국인 대비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개월 미만 외국인 근로자의 생산성은 내국인 근로자의 53.8% 수준에 머물렀다. 고용주들은 외국인 근로자의 개선 과제 1순위로 '불성실 외국인력 제재 장치 마련'을 꼽았다.
안전 문제와 더불어 노동계는 정부의 외국인력 도입 확대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성명을 내고 "내국인이 재취업하는 방안이 아닌 외국인 정책은 노동시장 생태계를 파괴한다"며 "이주노동자로 빈 일자리를 채워도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에 방치돼 누구나 꺼리는 일자리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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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불법 인력과 합법 인력을 구분해야 한다"면서 "불법 인력에 대해서는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지만 합법으로 입국해 현장에서 기술을 배우고 전문성을 지닌 외국 인력의 경우 국내에 '건설근로자 기능등급제' 제도를 토대로 제도권에 편입시켜 정부가 경력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연구위원은 "내국인의 일자리를 침범하는 건 불법 체류 외국인이기 때문에 합법 입국까지 제한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건설근로자 기능등급제는 건설기능인의 경력을 중심으로 교육, 훈련과 포상 등을 고려해 직종별 기능등급을 구분·관리하는 종합 경력관리체계다. 각 기능요소를 수집해 근로 일수로 환산하고 이를 토대로 초급·중급·고급·특급으로 구분하고 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비즈니스학과 교수)는 "내국인의 건설업 기피 현상으로 외국인을 현장에 투입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해 교육 기간을 늘려야 한다"면서 "외국인의 의사소통 단절과 안전의식 부족, 숙련도 하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내국인 쿼터 역시 부여하는 대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유진 기자 yuji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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