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보다 훨씬 빨라, 다음주 T-배팅"…'괴물'같은 회복력, 오타니 '서울시리즈' 고척돔 타석에 선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2018년보다 훨씬 빠르다"
LA 다저스는 1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오타니 쇼헤이의 입단식을 개최했다.
오타니는 올해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의 '주인공'이었다. 지난 2021년 전세계에 '이도류'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아메리칸리그 만장일치 MVP로 선정된 오타니는 이듬해, 그 활약이 반짝이 아니었음을 증명했고, 올해도 타석과 마운드에서 메이저리그를 폭격하며, 역대 최초로 MVP를 두 번이나 만장일치로 수상하는 기쁨을 맛봤다.
'이도류'를 통해 수많은 새역사를 쓴 만큼 오타니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손에 넣자 스토브리그는 후끈 달아올랐다. LA 다저스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메츠 등 자금력을 갖춘 대부분의 구단들이 오타니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오타니의 몸값에 부담을 느낀 구단들이 조금씩 영입전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시카고 컵스, LA 에인절스까지 5개 구단이 최종 후보로 남게 됐다.
이 과정에서 '오보'가 나오기도 했다. 다저스와 토론토가 가장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친 가운데 'MLB 네트워크'의 존 모로시가 오타니의 토론토행을 보도한 것. 오타니가 토론토 입단을 위해 비행기를 탔다는 것이었다. 이후 오타니가 토론토행에 몸을 싣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그야말로 대혼란의 상황이 벌어졌다. 메이저리그 역사 남을 만한 오보를 한 모로시는 결국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최종 행선지는 토론토가 아닌 다저스로 결정이 났다.
지난 10일 다저스가 오타니와 10년 7억 달러(약 9076억원)라는 전세계 프로 스포츠 사상 전례가 없는 초대형 계약을 맺은 것. 다저스가 오타니에게 7억 달러라는 큰 규모의 계약을 안길 수 있었던 배경에는 '디퍼'가 있다. 디퍼는 연봉 지급을 유예하는 것으로, 오타니가 다저스에 먼저 제안했다. 오타니는 선수로 뛰는 10년 동안 연봉으로 200만 달러(약 25억원)만 받는다. 그리고 남은 6억 8000만 달러(약 8816억원)는 2034시즌 이후에 지급받게 된다.
조 켈리가 17번의 번호를 양보하게 되면서 다저스에서도 17번을 사용하게 된 가운데 오타니가 다저스 입단이 확정되자 유니폼은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렸다. 구체적으로 오타니의 유니폼이 얼마나 많이 팔렸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보유하고 있던 기록을 제치고 판매 48시간 '신기록'을 작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전세계 프로 스포츠 선수들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을 품으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만큼 취재진의 열기도 엄청났다. 일본 '데일리 스포츠'는 "미국, 일본, 대만, 한국, 라틴계 언론 300여 명이 기자 회견장에 집결했다"며 "TV 카메라는 50여 대로 이목이 쏠렸다"며 뜨거운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파란 넥타이를 메고 입단식에 참석한 오타니는 다저스 유니폼을 착용한 뒤 "명확한 승리를 목표로 하는 비전과 풍부한 구단 역사를 가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일원이 돼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며 "나와 협상을 해 주신 모든 구단들이 훌륭했다. 결국 '예스'라고 대답할 수 있는 구단은 하나 밖에 없었고, 최종적으로 다저스에서 뛰고 싶은 마음을 순순히 따랐다"고 다저스에 입단한 소감을 밝혔다.
이날 오타니는 취재진의 날카로운 질문도 받았다. 바로 '디퍼'와 '옵트아웃'에 대한 것이었다. 당초 오타니의 계약에 '옵트아웃'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과 마크 윌터 구단주가 팀을 떠나게 될 경우 옵트아웃을 행사할 수 있는 조항을 넣었다.
오타니는 디퍼에 대해서는 "내가 지금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참고, 페이롤에 유연성을 가질 수 있다면 나중에 받아도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 옵트아웃에 대한 질문에는 "모두가 같은 방향을 향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리드먼 사장과 윌터 구단주와 계약을 하는 것이 메인이었기 때문에 이분들이 떠나면 계약도 파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올 시즌 막바지 오른쪽 팔꿈치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하면서 지난 9월 19일 수술대에 올랐다. 따라서 2024년 마운드에 선 오타니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오타니는 2023년 개막전에는 타석에 들어서는 것을 목표로 재활에 임하고 있는 상황. 그동안 '괴물'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오타니는 회복세에도 괴물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지 3개월 만에 벌써 타격 훈련에 돌입한다.
오타니는 "배팅 쪽은 이미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예정대로 재활을 진행 중이다. 오히려 회복이 빠를 정도"라며 "스프링캠프에서 제대로 준비한다면, 개막전에도 충분히 맞출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타니의 에이전트인 네즈 발레로는 "오타니가 몸을 움직이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있다. 2018년 토미존 수술을 받았을 때보다 훨씬 빠르다"며 "아마 다음주부터 T-배팅 훈련을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르면 오타니가 다음주부터 방망이를 잡게 되면서 '서울시리즈'에서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의 모습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맞대결이 열리는 서울시리즈는 오는 2024년 3월 20~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따라서 '어썸킴' 김하성이 오타니와 타석에서 경쟁하는 장면도 볼 수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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