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대위' 가닥…여권 핵심부 공감대
여권 핵심부가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 사퇴 이후 당의 지도 체제와 관련해 ‘한동훈 비대위’로 가닥을 잡았다고 여권 고위 관계자가 15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어수선한 당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당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인사가 조기 투입돼야 한다. 위기 상황을 돌파해야 하는 비대위 특성상 파격적인 인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여권 핵심부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김 전 대표가 지난 13일 사퇴한 이후 줄곧 유력한 비대위원장 후보로 꼽혀 왔다.
이와 관련,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던 국민의힘은 오는 18일 긴급 당협위원장 회의를 열기로 했다. 전국 당협위원장들의 뜻을 모아 비대위원장을 정하겠다는 취지다. 당 사무처는 이날 전국 당원협의회에 18일 오후 국회에서 당 현안과 관련한 의견 청취를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참석 대상은 당 소속 국회의원 및 전국 시·도당위원장, 당협위원장 등 200여 명에 달한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전국 당원 대표의 총의를 모아 비대위원장을 정해 대표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라며 “18일 회의에서 다수 의견이 한 장관으로 모일 경우 이르면 다음주 비대위원장 인선이 완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초 한 장관은 내년 총선에서 경합지나 상징적 지역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됐고 선거를 주도한다는 측면에서 유력한 선대위원장 후보로도 거론됐다. 반면 비대위원장은 사실상 당대표와 다름없는 자리다. 여의도 정치 경험이 없는 한 장관으로서도 크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에 대해 여권 고위 관계자는 “절대다수가 지지한다면 한 장관도 마냥 고사하지만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기류를 반영하듯 내년 초 개각이 점쳐지던 한 장관의 교체 시기 또한 빨라져 이르면 다음주 개각이 단행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당 관계자도 “비대위원장 인선은 내년 총선을 누구 얼굴로 치를 것이냐와 직결된 문제”라며 “여권에서 가장 큰 지지를 받는 한 장관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 장관에 대한 당내 일부 현역 의원들의 반감이다. ‘수직적 당정 관계’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검사 출신인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될 경우 ‘윤심’ 논란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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