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지역서, 재난현장서… “다시 같은 상황 벌어져도 몸 던지겠다”
국방부와 조선일보가 공동으로 제정한 위국헌신상 제14회 시상식이 15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렸다. 아프가니스탄 정권이 무장 정파 탈레반에 넘어갈 당시 한국에 협조한 현지인들을 송환한 ‘미러클 작전’에서 C-130J 수송기 전술 비행을 책임진 백동희 공군 중령 등 5명이 본상을 받았다. 특별상은 2019년 K-9 자주포 훈련 중 폭발 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고 전신 화상을 입고도 업무에 복귀한 육군 3군단 특수 용접 담당 임병업 주무관, 2017년 K-9 폭발로 전신 화상을 입고도 이를 극복해 포병 부대로 돌아온 육군 5포병여단 정보경 상사에게 돌아갔다. 한미동맹상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4차례에 걸쳐 약 15년간 오산 기지 등 주한 미군에 근무한 미 7공군사령부의 예선 윤 공군 중령이 수상했다.
위국헌신상은 2010년 안중근(安重根·1879~1910) 의사 순국 100주년을 맞아 나라 지키는 일에 헌신하고 있는 군인과 국방 분야 종사자들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제정했다. 안중근 의사가 뤼순(旅順) 감옥에서 순국하기 직전 남긴 ‘위국헌신(爲國獻身) 군인본분(軍人本分)’이란 유묵(遺墨)에서 이름을 땄다.
수상자들은 “지금까지 걸어온 대로 묵묵히 맡은 소임을 다하겠다”면서 “특히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은 해에 위국헌신상을 받아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백동희 중령은 “군 선후배와 동료, 그리고 군을 격려하고 지지해 주시는 분들이 계셨기에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국방부 자원관리실 해외재난기획 담당인 그는 올해 튀르키예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 긴급 구호대를 파견하는 데 기여했다.
본상을 받은 조중현 육군 특전사 상사는 올해 7월 집중호우 재난 지역에서 고립된 주민 33명을 구하고, 오송 지하 차도 참사 때도 수색 작전 선두에 섰다. 그는 “부대원과 같이 받으라고 주는 상이라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지금 제가 속한 부대, 그리고 우리 국민이 행복하고 잘 살 수 있도록 더 헌신하고 봉사하겠다”고 했다.
한상길 육군 7군단 원사는 2010년 육군훈련소에서 한 훈련병의 소총 오작동으로 근처 훈련병에게 자갈과 각종 파편이 튀려 하자 몸을 던져 막았다. 그는 두개골이 골절되는 등 중상을 입었지만 훈련소 교관으로 복귀해 임무를 수행했다. 한 원사는 “다시 같은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몸을 던질 것”이라고 했다.
공군 작전사령부 김우현 중령은 2018년 태풍 ‘위투’ 때 사이판에 고립됐던 국민 799명을 안전하게 이송했다. 그는 “사관학교까지 22년간 군 복무를 했는데, 우리 국민을 대피시키는 임무를 완수했을 때 가장 뿌듯했다”면서 “작전 당시 교민 아이가 서툰 말과 손짓으로 고마움을 표한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했다. 수색·구조 작전 등에서 여러 공을 세운 김태훈(44) 해군 특수전전단 원사(진)도 이날 본상을 받았다.
특별상 수상자인 육군 3군단 임병업 주무관은 “K-9 폭발로 사고를 당했지만, 애정을 갖고 정비하고 관리했던 K-9이 해외로 대거 수출되며 국위를 선양해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육군 5군단 정보경 상사도 “폭발 사고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같은 군인인 아내의 지지와 가족의 사랑이 있어 딛고 일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축사에서 “우리 군은 장병의 헌신이 ‘힘에 의한 평화’로 구현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장병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했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홍준호 발행인이 대독한 인사말에서 “올해 동맹 70주년을 맞은 한미 양국은 워싱턴 선언과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담 등을 통해 안보에서 경제·기술 분야로 확장·업그레이드된 동맹으로 발전시켰다”며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에 대비하라’는 오랜 격언이 가슴에 와 닿는 상황에서 이번 위국헌신상은 더욱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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