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구 아데토쿤보가 상대팀 라커룸 쳐들어간 이유는?
키가 213㎝에 육박하는 덩치에 가드처럼 달리는 미 프로농구(NBA) 밀워키 벅스의 야니스 아데토쿤보(29·그리스). 이 능력을 경기가 끝나고도 사용할 일이 그에게 생겼다. 지난 14일 인디애나 페이서스와의 홈경기를 마치고 아데토쿤보는 전력으로 페이서스 라커룸을 향해 질주했다. 페이서스 선수들은 “공을 지켜라” “절대 뺏기지 마”라고 아데토쿤보에게 대응했다.
아데토쿤보는 이날 64점을 퍼부으면서 55년 구단 역사 이래 한 경기 최다 득점을 올린 선수가 됐다. 벅스는 그를 앞세워 140대126으로 승리했다. 아데토쿤보는 역사적인 경기에 사용됐던 공을 간직하고 싶어했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봐도 공이 보이지 않았다. 페이서스가 그 공을 챙겼다는 이야기를 뒤늦게 들었고, 이를 되찾아오기 위해 라커룸 앞 복도에 뛰어 들어갔다. 이곳에서 벅스와 페이서스 선수들이 엉켜 거친 언쟁이 오갔다.
페이서스는 이날 NBA 데뷔 득점을 올린 신인 오스카 치브웨(24·콩고)를 축하하기 위해 공을 챙겼다고 해명했다. 라커룸 안에서 몸싸움도 벌어졌다고 한다. 릭 칼라일 페이서스 감독은 “채드 뷰캐넌 페이서스 단장이 한 선수의 팔꿈치에 갈비뼈를 맞아 다쳤다”며 “우리는 경기에 쓰이지 않은 예비 공을 가져갔다”고 했다.
아데토쿤보는 이러한 해명을 들은 뒤 벅스 관계자에게 뒤늦게 공을 받았지만 “나는 오늘 경기 내내 공을 만졌다. 내가 받은 공은 아무리 봐도 예비공 같다”는 뒤끝을 남겼다. 2000년대를 풍미했던 센터 샤킬 오닐(51·은퇴)은 아데토쿤보 편을 들었다. 그는 “선수들은 공을 만지면 알 수 있다. 실제 게임 공이 아데토쿤보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마크 큐반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는 “신인이 NBA에서 처음으로 득점하는 건 일생에 한 번뿐인 일”이라며 페이서스를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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