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염 굽는 불꽃

최기웅 2023. 12. 16.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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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도의 열기를 여덟번, 1500도의 용광로 한번을 겪어야 비로소 죽염이 됩니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3호 죽염제조장 이수자인 김인석 장인이 송진 가루를 뿌리자 황토 가마의 불꽃이 맹렬한 기세로 타오른다. 전북 고창군에 있는 삼보죽염 제조장에서 만난 장인은 소나무가 타면서 내뿜는 연기와 불꽃의 열기에도 붉게 물든 얼굴로 가마 안을 응시했다. 불가에서 전승되며 30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죽염 제조 비법은 1940년대에 그 맥이 끊겼다가 전북 부안 개암사 효산스님이 제조 기법을 재현했는데, 서해안에서 나는 천일염과 대나무, 황토 등을 원료로 사용하여 소나무 장작으로 아홉번 구워내는 방법이다. 장인은 “죽염에 불순물이 함유됐다는 오해도 있지만, 이는 굽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남는 것으로 식약처 기준 이내의 미량”이라며 “죽염의 좋은 성분도 굽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글=최기웅 기자 choi.gi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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