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약진 앞으로'…미국·호주 등 선진시장 공략 '가속화'
한화에어로 '레드백' 호주 판매·KAI 미국 시장 '노크'
우수 무기체계 인증 '레퍼런스 확보'로 시장 확대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 국내 방산업체들이 미국과 호주 등 방산 선진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실전과 훈련 등에서 무기체계의 기술력과 상품성을 인정받아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더 많은 국가로 시장을 늘려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14일 방산 업계에 따르면 세계 무기수출 시장에서 한국의 방산 수출 증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조사 결과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74%로, 세계 10대 방산 수출국 중 1위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2.4%로 세계 9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방산업체들의 유럽과 호주, 미국 등 방산 선진국 진출이 확대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호주 현지 법인인 한화디펜스 오스트레일리아(HDA)는 호주 획득관리단(CASG)과 3조1500억 원 규모의 보병전투차 '레드백'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레드백은 지난 7월 호주 육군의 궤도형 보병전투차량 획득 사업인 '랜드400' 3단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독일 라인메탈과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 영국 BAE시스템스 등 미국과 유럽의 유명 방산업체를 따돌리고 호주의 '차기 장갑차'로 낙점받았다.
레드백은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에 건설 중인 현지 공장에서 생산·공급될 예정이다. 이 공장에서는 한화에어로의 '베스트셀러' 자주포 'K9'의 호주형 모델 '헌츠맨 AS9'과 탄약운반차도 생산해 납품될 예정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폴란드에 경공격기 FA-50 수출한 기세를 이어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앞서 FA-50의 기초가 된 T-50 고등훈련기는 2018년 미국 공군의 차기 훈련기 사업인 'T-X 프로그램'에 탈락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미 공군이 고등전술훈련기와 가상적기 사업을 합친 ATT 사업을 추진하면서 TA-50 기종으로 입찰을 추진 중이다. 또 KAI는 미국 해군의 전술대체항공기(TSA)사업, 신규훈련기(UJTS)사업에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들 프로젝트의 사업 규모는 미 해군 약 220대, 미 공군 약 280대로 모두 500대를 넘어선다. 금액으로는 20~25조 원 규모이며 후속 사업까지 포함하면 100조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LIG넥스원은 미국의 로봇 개발·제조업체 '고스트로보틱스'를 인수하며 미국 방산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고스트로보틱스는 군사용 수색·경비, 운반, 화재, 구호 용도의 4족 보행 로봇 '비전 60'을 개발·생산해 미국과 영국 군에 납품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고스트로보틱스와의 협업을 통해 비전 60에 유도무기, 레이더 등을 장착하는 개량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방산 업계에서는 선진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경우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에 이어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선진국 시장에서 신뢰를 얻고 레퍼런스를 확보한다면, 다른 국가에 무기체계 우수성을 홍보할 수 있어 시장을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호주 등 선진국들의 경우 대규모 연합훈련을 자주 갖는데, 여기에 한국 무기 체계가 운용되는 것 자체가 사실상 우수한 제품임을 인증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되고, 이는 결국 시장 점유율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방산 수출의 특성인 '락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거점을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기 체계를 수출하면 제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정비 인력과 부속품 등 후속 서비스까지 모두 제공하게 된다. 특히 한번 정해진 무기 체계는 10~20년 장기간 운용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
또 다른 방산 업계 관계자는 "방산 수출의 특성상 무기 체계는 한 번 사용하면 야전 배치 및 운영 유지까지 수십년 이상 사용해야 한다"면서 "북미와 호주, 유럽 등의 지역에 방산 수출 거점을 확보하고, 후속 지원을 제공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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