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압박에 가자전쟁 새 국면 "이스라엘의 점령 장기화 안돼"

안갑성 기자(ksahn@mk.co.kr) 2023. 12. 15.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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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전면전을 벌이는 이스라엘에 '수위 조절'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어 그는 "미국은 하마스와의 전투에 수개월이 더 걸릴 것이라는 데에 동의한다"면서도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를 장기적으로 점령할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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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번, 이스라엘 지도부 회동
"하마스 표적제거로 선회를"
팔 수반도 만나 전후처리 논의

미국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전면전을 벌이는 이스라엘에 '수위 조절'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습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하면서 국내외 비난 여론이 거세진 데 따른 것이다.

15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을 찾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하는 것이, 장기간 재점령하는 것이 이스라엘에 타당하지도, 옳지도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은 하마스와의 전투에 수개월이 더 걸릴 것이라는 데에 동의한다"면서도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를 장기적으로 점령할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이 전쟁이 또 다른 단계로 전환될 것"이라며 "하마스의 지도부를 표적으로 삼은 정보전과 정밀 타격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우리는 일관되게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무고한 민간인을 구별하고, 그 결과가 지속가능한 방식과 부합하는지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가자지구 내 민간인 희생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미국은 가자지구 전후 처리와 관련한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요르단강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와도 대화를 이어갈 방침이다. 15일 저녁 설리번 보좌관은 마무드 아바스 PA 수반과 만나 전후 가자지구 평화 유지 방안에 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미국의 한 고위 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설리번 보좌관과 아바스 수반이 PA 소속 보안군 병력을 전후 가자지구 평화 유지의 '핵심'으로 삼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번주 안으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등을 추가로 이스라엘에 파견해 가자전쟁을 전면전에서 '소규모 특수작전'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문제는 이스라엘의 강경한 태도다. 설리번 보좌관은 전날인 14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등 이스라엘 지도부와 연쇄 회담을 하고 이스라엘에 '저강도 공격으로 전환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가자전쟁이 향후 몇 개월은 더 지속될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설리번 보좌관과의 회동 후 영상 성명을 내고 "우리는 하마스가 제거될 때까지 계속 싸울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며 "이스라엘은 목표를 모두 성취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갈란트 장관도 "하마스가 지상과 지하에 지은 기반시설을 파괴하는 게 쉽지 않다. 수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며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이날 기준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인 약 1만8700명이 사망하고 5만명 이상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도 전날 군인 10여 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카타르를 중심으로 재차 휴전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의미 있는 결론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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