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 살해한 아들…"죄질 매우 안 좋다"던 법원, 징역 5년 선고한 이유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 A씨가 지난 8월 4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술 마시고 늦게 귀가했다며 혼내는 어머니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대학생 아들이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당우증)는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19)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존속살해죄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 징역이지만 재판부는 양형 하한 기준을 벗어난 징역 5년을 내렸다.

A씨는 지난 8월 3일 오전 2시40분쯤 서울 영등포구 한 아파트에서 어머니 B씨(50대)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술 마시고 늦게 귀가했다는 이유로 자신을 꾸짖은 B씨와 다투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시 A씨는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범행 1시간 전에 A씨가 B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와 사건 직후 진술 내용을 보면 A씨가 범행을 구체적으로 기억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존속살해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 일반살해보다 가중처벌이 있다"며 "피해자 사망으로 인한 피해는 회복될 수 없고, 유족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하고 있는 점과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범행 당시 소년이었다는 점, 피해자의 유족이자 피고인의 누나와 외삼촌이 선처를 호소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