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믿고 맡겼는데"...다음 달 손실 현실화에 투자자 첫 시위
[앵커]
홍콩H지수 연계 ELS 상품 만기가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돌아오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거액의 돈을 맡긴 투자자들은 은행이 정확한 상품 설명을 하지 않았다며 금감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엄윤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91살 A 씨는 지난 2021년 농협에서 홍콩H지수 연계 ELS 상품에 전 재산 5억 5천만 원을 넣었습니다.
[90대 홍콩H지수 연계 ELS 가입자 : 좋은 상품 있다, 좋은 상품 있다, 자꾸 이러더라고. 그럼 난 농협만 믿고 가입한 거야. 그래서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시키는 대로 했지.]
하지만 재작년 2월 만 2천 선을 넘었던 홍콩H지수가 현재 6천 대에도 못 미치면서 어느새 손실 규모는 절반 넘게 불어났습니다.
뒤늦게 이 소식을 들은 자식들은 아버지가 30년 넘게 믿고 거래한 은행에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A 씨 자녀 : 농협이니까 그냥 믿는다, 반 토막 날 수 있다고만 얘기했지. 실제로 반 토막 났다는 얘기는 못 드렸어요.]
이처럼 다음 달부터 ELS 상품 만기가 본격적으로 돌아오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 만기를 맞는 상품 규모만 9조 원이 넘는데, 그중에는 A 씨 같은 고령 가입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렇게 손실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실제 손실을 본 이후에나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유혜미 / 한양대 경제금융학과 교수 : 만기가 돼서 그야말로 손실로 귀결되는지가 일단은 첫 번째고, 그다음에 손실이 났을 때 이 손실을 과연 피해를 봤다고 할 수 있는 건지 아니면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손실인 건지는 이제 금감원에서 조사해서 판단하게 되는 거죠.]
결국,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가입자들은 금감원 앞으로 향했습니다.
"불완전 판매해놓고서 책임 회피 웬 말이냐!"
[주재현 /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 : 평생 27년 직장생활에서 번 돈이 이렇게 허무하게 공중분해 됐다는 거에…. 그런 위험한 상품을 왜 은행권에서 판매하게 됐는지 그 상품을 승인해 준 금감원도 문제고요.]
금감원은 다음 달부터 판매사별 투자자 손실 현황 등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분쟁조정 민원 등의 처리 과정에서 확인된 판매사별 위법 혐의를 분석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향후 불완전판매 여부를 두고 금융소비자보호법을 다 지켰다는 은행과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가입자의 입장이 팽팽히 엇갈릴 전망입니다.
YTN 엄윤주입니다.
YTN 엄윤주 (hun9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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