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교사 사망 감사..."학부모 폭언·협박 사실"

기간제 교사 발령 첫해 초2 담임…업무 부담 호소
주말·퇴근 뒤 민원…3달간 문자·전화 1,500건
"학생 지도에 학교 도움 없다"…상담 때 호소
유가족, 업무상 재해 신청…학부모 고발 검토

[앵커]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가 학부모의 폭언과 항의성 민원에 시달리다 숨졌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유족은 업무상 재해를 신청하고, 폭언한 학부모 고발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김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오재근 / 숨진 교사 아버지(지난 7월) : 제 딸도 그렇게 똑같이, 똑같이 죽었습니다. 교육감님, 제 말도 좀 들어주세요.]

내 딸도 서이초 교사처럼 학부모 폭언에 시달리다 죽었다던 아버지의 말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인 고 오 모 씨의 사망 사건을 감사한 결과,

고인이 지난해 6월, 학생 간 다툼을 중재하려다가 양측 부모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았고

그중 한 학부모에게서 폭언과 경찰신고 협박을 받은 뒤 처음으로 정신과를 찾고 병가를 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오재근 / 숨진 교사 아버지 : 1주일 정도 항의 전화를, 애 아버지가 계속 이런 폭언을 하고 이런 폭언을 애가 혼자 감당하려고 하다 보니까…. 힘들다는 얘기도 하고, '무릎 꿇고 빌까'하는….]

학교 업무 부담도 컸습니다.

발령 첫해 담임을 맡으면서 매일 다른 교사들보다 1시간 일찍 출근해야 했고,

학교 방침으로 개인 전화번호를 공개하는 바람에 밤낮없이 학부모 민원에 시달렸습니다.

주말이나 퇴근 뒤 학부모와 연락한 문자와 전화는 석 달간 천오백 건에 달합니다.

오 씨는 병원 상담에서 지나친 업무 부담과 도움 없는 학교에 섭섭함을 토로했지만, 시교육청은 학교 측의 법 위반이 없었고, 우울증의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민종 / 서울시교육청 감사관 : (학교의 교사 보호 조치가) 미흡하다는 점은 있는데 이것으로 학교 측에 대해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냐에 대해서 고민을 했는데 그렇게까지 하기는 어렵다는 게 저희 판단이었기 때문에….]

유가족들은 일단 이번 조사를 토대로 업무상 재해 신청을 진행하고 폭언한 학부모에 대한 형사 고발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YTN 김현아입니다.

촬영기자 : 유준석

영상편집 : 전자인

YTN 김현아 (kimhaha@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