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 접종 서둘러야…홍삼 섭취 등 면역력 강화 도움”

김태훈 기자 2023. 12. 1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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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호흡기 질환 예방하려면
족욕·반신욕 혈액순환·체온 높이기에 효과적…‘하루 30분 햇볕 쬐기’ 등 비타민D 합성·면역력 증진 도움
조재열 성균관대 융합생명공학과 교수가 겨울철 호흡기 감염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면역 관리 방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본격적인 겨울 한파로 호흡기 질환 대비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미 풍토병화(엔데믹)된 코로나19에다, 독감(인플루엔자)이 이례적인 연중 유행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12세 이하 어린이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까지 각종 병원균과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건강관리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호흡기 감염질환들의 동시 유행에 맞서 평상시 면역력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면역전문가인 조재열 성균관대 융합생명공학과 교수에게 들어봤다.

-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폐렴과 패혈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지 않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인체의 1차 방어선인 기도 점막의 대식세포가 고갈된다. 그러면 2차 감염이 쉽게 일어나 바이러스가 폐 안으로 퍼져 폐렴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독감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나중에 폐렴이 패혈증으로 진행되면 합병증 및 사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 폐렴은 어떻게 치료해야 하나.

“면역력이 떨어진 노년층에겐 폐렴이 주요한 사망원인이다. 세균성 폐렴은 원인 미생물이 밝혀지면 그에 적합한 항생제를 선택해 치료한다. 하지만 독감 같은 바이러스성 폐렴은 증상 발생 초기에는 항바이러스제의 효과가 있으나 시일이 지나면 항바이러스제의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 특히 호흡기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 외에도 메르스, 코로나19 등 매우 다양해 근본적인 예방이나 치료가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러니 평상시 면역력 관리가 중요하다.”

- 인체의 면역력이 약해졌다는 신호는 어떻게 알 수 있나.

“면역력이란 외부로부터 침입한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유해물질에 대항해 적절한 방어를 하는 시스템이다. 면역이 약해지면 가장 먼저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데, 평소와 다르지 않은 활동량에도 피로감과 무기력감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피로도가 쌓이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혓바늘 같은 구강 내 염증성 질환이 나타나거나, 잠복 상태에 있던 바이러스가 활성화해 대상포진을 일으키기도 한다.”

- 겨울철 면역력 유지를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독감 백신은 접종 후 항체가 생성되기까지 2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므로 아직 접종하지 않았다면 서둘러 접종하길 바란다.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족욕이나 반신욕을 하면 혈액순환 및 노폐물 배출에 효과적이고, 체온을 높일 수 있다. 또, 제자리 뛰기나 계단 오르기 등 중강도 운동을 하루 30분 정도 하면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매일 30분씩 가볍게 걸으면서 햇볕을 쬐는 것도 비타민D 합성과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인삼·홍삼 같은 면역력에 좋은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홍삼이 면역 시스템에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나.

“홍삼은 선천성·후천성 면역체계 양쪽에 도움을 준다. 홍삼은 선천적 면역을 담당하는 대식세포에 존재하는 수용체와 결합해 세포 안으로 활성 신호를 보낸다. 활성화된 대식세포는 침투한 바이러스나 세균,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물질을 생산하고, 면역조절물질인 사이토카인을 분비해 외부 바이러스의 감염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킨다. 또한 선천성·후천성 면역체계를 잇는 가교 구실을 하는 수지상세포를 활성화하고, 강력한 면역세포인 자연살해 세포(NK세포)의 활성을 높인다. 후천적 면역 기능은 가슴 흉선에 존재하는 T세포가 매개하는데, 홍삼은 이 면역 기능을 활성화해 유해균과 바이러스의 침입을 효율적으로 막도록 도와준다.”

- 홍삼이 호흡기 건강과도 관련돼 있나.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면역 기능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인정받은 건강기능식품 원료는 홍삼, 인삼, 상황버섯 추출물 등 20여종이 있다. 특히 홍삼은 인플루엔자, 호흡기세포융합 바이러스(RSV) 등 다양한 바이러스와 폐렴구균에 대한 면역 관련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성균관대 약대 연구진이 폐렴구균에 감염된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홍삼과 생리식염수를 각각 매일 100㎎/㎏ 투여하고 15일간 관찰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생리식염수만 먹인 쥐 그룹은 50%만 생존한 반면 홍삼을 먹인 쥐 그룹은 100% 생존했다. 또, 미국 조지아주립대 강상무 교수팀은 RSV 감염 시 홍삼이 세포 생존율을 증가시키고 바이러스 복제를 제한하며, 폐로 전이되는 다수의 면역세포와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조절하는 항바이러스 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 백신 접종과 함께 홍삼을 섭취해도 괜찮을까.

“백신 접종 후 홍삼을 섭취했을 때 백신의 효능이 강화된다는 다양한 연구 결과가 있다. 성균관대 약대 이동권 교수팀은 실험용 쥐에 홍삼을 15일간 섭취하게 하면서 폐렴백신을 투여한 다음 7일 후 폐렴구균 균주를 감염시키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폐렴백신만 접종한 경우에 비해 홍삼을 투여한 후 백신을 접종했을 때 항체생성율이 약 25% 증가했다. 생존율도 백신만 접종한 경우 30%가 생존한 반면, 홍삼과 백신을 모두 투여한 경우 생존율이 80%로 증가했다. 폐렴구균은 활성산소를 생성하는데, 홍삼이 이를 억제해 세포사멸을 막고 염증을 감소시켜 백신의 효능을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또, 홍삼은 대식세포의 식균 작용을 촉진하고 폐렴구균이 집락을 형성하는 것 역시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사진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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