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외인 피렐라' 대신 맥키논, '1·3루 소화+NPB 검증' 삼성의 선택 이유는 분명했다
야구 팬들에게 호세 피렐라(34)는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는 외국인 타자 중 하나다. 그러나 삼성의 생각은 달랐다. 15일 새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논(29)과 계약을 발표했다. 외국인 선수의 첫 시즌 상한액인 100만 달러(12억 9600만 원)에 합의했다.
기대가 남다르다는 방증이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 활약하며 아시아 야구에 대한 이해도도 높인 선수다.
다만 3시즌 동안 삼성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피렐라와 이별하는 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2021년 처음 삼성 유니폼을 입은 피렐라는 첫해 타율 0.286 29홈런 97타점 102득점 9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54로 맹활약하며 재계약을 이끌어냈다.
지난해는 더 눈부셨다. 타율 0.342 192안타 28홈런 109타점 102득점 15도루 OPS 0.976을 기록했다. 득점 1위에 올랐고 타율과 최다안타, 홈런, 타점에서 모두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당연히 삼성은 피렐라를 붙잡았다. 그러나 팀 타선의 동반 부진과 함께 피렐라도 힘든 시간을 겪었다.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했다. 후반기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타율 0.285 16홈런 80타점 66득점 6도루 OPS 0.764로 앞선 두 시즌에 비해 큰 하향곡선을 그렸다.
시즌 후 부임한 이종열 신임 단장이 바쁜 행보를 보였음에도 피렐라 재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았던 이유다. 삼성 관계자는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에 비해 내부적으로 피렐라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다"고 재계약보다는 새로운 타자를 바라보고 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삼성은 결국 내야 수비가 되는 맥키논을 영입했다. 피렐라보다 5살이나 더 어린 선수로 내야수라는 큰 차이가 있다.
삼성 구단은 "선구안이 좋고 컨택능력이 뛰어난 중장거리 유형의 오른손 타자로 안정적인 1루 수비와 3루 수비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피렐라가 아닌 맥키논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올 시즌 삼성의 외야는 피렐라를 중심으로 김현준과 구자욱, 김성윤 등이 맡았다. 구자욱은 삼성의 핵심 선수로 올 시즌 반등하며 외야수 골든글러브 한 자리를 차지했고 김현준도 빼어난 활약을 보였다. 김성윤은 급성장을 보이며 부상을 입은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대체자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활약을 펼쳤고 병역 문제까지 해결했다.
국내 선수만으로도 외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피렐라의 하락세가 겹치며 새로운 선수를 찾기 위해 외부로 눈을 돌릴 수 있었던 이유다.
NPB엔 가뜩이나 좋은 투수가 많은데, 투고타저였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국내에선 20홈런 80타점, 나아가서는 30홈런 100타점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팬들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삼성 구단은 "성실한 훈련태도와 일본 야구 경험을 바탕으로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야진 운용의 다양성을 확보함은 중심타선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과거 NPB에서 성공을 거두고 온 타자들은 KBO리그에서 손쉽게 적응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시아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현미경 야구'라 불릴 정도로 투수진의 수준이 더 높은 일본 야구에서 통했다는 건 KBO리그에 대한 보증수표가 되기도 했다.
3년 동안 활약을 펼친 피렐라와 작별은 분명히 아쉽지만 삼성 팬들은 그만큼이나 맥키논에 대한 기대감을 벌써부터 부풀리고 있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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