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엄마, 빗속에 아픈 몸 이끌고 햄버거 하나 무료로 받아주겠다고 1시간 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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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70대 엄마가 나 햄버거 하나 받아주겠다고 1시간 거리 왔다 갔다 했는데 너무 속상하다"라는 제목의 글 하나가 게재됐다.
A씨는 "(엄마가) 햄버거나 사가야겠다고 생각해 메뉴를 보는데, 비싸고 메뉴가 많으니 '다른 거 사지 말고 딸이 먹고 싶은 거 사야지' 생각하며 나한테 카톡을 남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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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연을 쓴 딸 A씨는 자신이 '늦둥이'라고 했다.
그는 "오늘 나 사는 지역에 고든 램지 버거가 오픈을 했다"라며 "오픈 첫날 이벤트로 선착순 50명에게 버거를 무료로 준다고 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나가는 말로 엄마한테 '서울에서 먹고 싶었던 햄버거집 생기는데 오픈 이벤트 하네. 선착순 50명에게 공짜로 준대'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언제나 늦둥이 딸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는 70대 노모는 그 말을 허투루 듣지 않았다.
딸이 먹고 싶다는 그 햄버거를 챙겨주기 위해 엄마는 노년의 몸을 이끌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비가 쏟아지는 날씨였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비 사이를 해치고 걸었다. 하지만 매장을 바로 찾지 못했고, 입구도 찾지 못해 헤맸다. 결국 안타깝게도 선착순 50명에 들지 못했다.
A씨는 "(엄마가) 햄버거나 사가야겠다고 생각해 메뉴를 보는데, 비싸고 메뉴가 많으니 '다른 거 사지 말고 딸이 먹고 싶은 거 사야지' 생각하며 나한테 카톡을 남겼다"고 말했다.
늦둥이 딸은 엄마가 카톡을 보냈을 때 열심히 일을 하는 중이었다. 그래서 1시간 넘도록 메시지를 보지 못했다.
엄마는 하염없이 딸의 답을 기다릴 뿐이었다. 전화를 하면 딸의 업무에 방해가 될까 통화를 걸지 못했다.
A씨는 "결국 엄마는 기다리고 기다리다 그냥 집에 오셨다"라며 "너무 속상하다 정말. 하필 내가 회사였고, 엄마는 입구도 모르고 메뉴도 모르니 거기까지 가서 햄버거 하나도 못하고 헛고생하고. 차라리 햄버거라도 먹었으면..."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나이가 들어 몸도 안 좋고 무릎도 안 좋아 계단 오르내리는 것도 어려워하는 엄마가 자신 때문에 그토록 고생했다는 사실에 딸은 마음이 아팠다.
그는 "내가 맛있다고 한 게 대체 뭐라고"라며 "너무 속상해서 엄마한테 '아픈데 대체 왜 갔어'라고 뭐라 했는데 엄마 반응 보고 울뻔했다"라고 했다.
엄마는 속상한 티를 내는 딸에게 "놀라게 해주고 싶었어. 미안해"라고 답장을 보냈다.
A씨는 "엄마한테 더 잘해야지. 모두들 가족들과 더 행복하기를 바란다"라며 글을 마쳤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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