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에러’를 배제할 수 없는 핵전력, 트럼프가 다시 그 권한을 갖게 된다면?[책과 삶]
슈퍼파워 미국의 핵전력
와타나베 다카시 지음 | 김남은 옮김
에이케이 커뮤니케이션즈 | 268쪽 | 1만7800원
미국은 ‘핵무기를 사용한 유일한 국가’이자, 러시아와 함께 여전한 양강 핵강국이다. ‘유일한 피폭국’인 일본 아사히신문 기자가 미국 핵전력의 최전선을 살폈다. 기자다운 방식으로 관계자를 인터뷰하고 현장을 취재했다.
미 핵전력의 3대 축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폭격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다. 놀랍게도 저자는 이들 기밀시설의 취재를 허가받아 내부를 살피고 관계자를 인터뷰했다. ICBM 발사시설 내부에는 ‘미사일러’라 불리는 병사들이 2인1조, 24시간 교대로 전쟁을 대비하고 있다. ICBM이 선제공격에 대비하는 ‘즉시성’을 갖고 있다면, 전략폭격기는 출격 후에도 다시 불러들일 수 있는 ‘유연성’이 장점이다. 전략핵잠수함은 미국 핵탄두의 70%를 싣고 있다. 잠수함의 정확한 위치는 사령관조차 알 수 없기에, SLBM의 장점은 ‘은밀성’이다.
온갖 위험에도 불구하고 미국 등이 핵을 보유하는 논리는 ‘핵억지력’이다. 그러나 냉전 시기부터 운용됐던 핵시설은 노후화 문제에 노출돼 있다. ‘휴먼에러’의 요소도 배제할 수 없다. 상대가 핵공격을 가했다는 오경보나 사이버공격으로 핵전쟁이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
적의 핵공격이 시작되면 미사일이 도착하기 전에 대통령은 ICBM을 발사할 수 있는데, 여유시간은 고작 10분이다. 대통령의 전권이 우발적 핵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같이 예측할 수 없고 불안정한 이가 다시 그 권한을 가진다면, 그 위험성은 상상조차 어렵다.
맨해튼 계획의 거점 중 하나였던 미국 서해안 워싱턴주 ‘핸포드 핵시설’ 주변 주민들의 이야기는 미국에도 ‘피폭자’가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일깨운다.
이 작은 마을도 방사선 피폭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주민과 ‘아토믹 에일’이라는 맥주를 팔며 핵시설을 자랑스러워하는 주민으로 나뉘었다는 사실은 서늘한 아이러니다.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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