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TBS 예산 ‘0원’ 내년부터 지원 중단된다
출연금에 70% 의존…존폐 기로
19일 시의회서 지원 연장 논의
서울시 산하 미디어재단 교통방송(TBS)에 대한 서울시 지원이 내년부터 중단된다. 서울시의회가 2024년도 예산안을 의결해 확정한 데 따른 것으로, 가장 관심을 모았던 TBS 출연금은 한 푼도 편성되지 않았다.
서울시의회는 15일 본회의를 열어 올해 본예산보다 1조4000억원 줄어든 45조7405억원 규모의 2024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이는 당초 서울시가 제출한 예산안보다는 174억8000만원이 증액된 규모다. 이날 TBS에 대한 내년도 지원금은 0원으로 편성됐다. 서울시 투자·출연 기관으로서 TBS가 받아온 예산 지원을 폐지하는 내용의 조례안이 통과돼 내년부터 해당 조례가 시행되는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TBS는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정치 편향성 시비에 휘말려왔다. 서울시의회는 TBS 대표 프로그램인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올해 예산을 지난해보다 88억원(27.4%) 삭감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시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이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TBS는 연간 예산의 70%를 시 출연금에 의존하고 있어 내년부터 예산 지원이 끊기면 개국 33년 만에 존폐 기로에 놓이게 된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6일 조례 시행을 6개월 연기해줄 것을 시의회에 요청한 바 있다. 한시적 지원을 통해 TBS가 기관 혁신과 재정 독립 방안을 수립하도록 한다는 취지에서다. TBS도 지난달 27일 ‘민영화’를 선언하면서 “민영방송사로 새로 태어나고자 한다. 다만 효율적인 조직 재구성 등 민영화 준비를 위한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폐지 조례안 시행을 늦춰줄 것을 시의회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이미 지원 폐지로 가닥을 잡았다”며 거부 의사를 밝혀왔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도 조례 시행을 늦춰달라고 요청했지만 국민의힘은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다만 시의회는 오는 19일 상임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심의에서 TBS 지원 연장 여부를 추가로 논의할 계획이다.
아울러 언론노조 TBS지부 등 11명이 오 시장을 상대로 낸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 무효확인 소송도 이날 서울행정법원에서 각하 결정됐다. 재판부는 소송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본안심리 전에 소송을 종료했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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