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란하다며 계정 막혔다…'불복종 영웅' 된 이란 70대 택시기사, 왜
한 백발 노인이 환호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춤을 춥니다.
그런데 이 할아버지. 반정부 시위가 1년 넘게 계속돼 온 이란에서 '반정부 영웅'으로 떠올랐다는데 어떤 사연인지, 김서연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알리 칸단은 꽃잎이에요. 당신이 듣던 걸 난 기억해요. 그건 종소리였어요."
현란한 춤사위를 선보이는 백발의 노인.
이란 북서부 해안도시 라슈트의 택시기사 '사데'입니다.
70대 노익장을 과시하는 사데는 90만 팔로어를 거느린 SNS 스타이기도 합니다.
사데의 춤사위를 직접 보기 위해 수도 테헤란에서 4시간 동안 차를 몰고 온 팬까지 있을 정돕니다.
몰려든 사람들과 함께 수산시장에서 들썩인 '떼춤'도 덩달아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런데 이달 초 이란 당국이 사데의 계정을 일방적으로 폐쇄했습니다.
남녀가 한 데 모여 춤을 즐기는 게 문란하고, 국가 안보에도 반할 수 있다는 이유를 댔습니다.
하지만, 현지에선 사데의 공연이 사회운동으로 번질 걸 우려한 조치란 해석이 나왔습니다.
이란인들은 사데의 춤을 따라한 영상을 올리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란의 국영지조차 "어떻게 춤과 노래가 반정부 행위가 될 수 있느냐"고 물음표를 달았습니다.
결국 이란 당국은 사데의 계정을 복구했습니다.
지난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간 20대 여성이 숨지면서 이란에선 '반정부 시위'가 들불처럼 번졌습니다.
그 불씨는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투옥 중인 여성 인권운동가 모하마디의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이어졌습니다.
[키아나 라마니/모하마디 딸 (현지시간 10일) : 희망을 갖고 계속 저항하며 싸워야 합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게 바로 어머니가 싸우는 이유입니다.]
우리나라 군사독재 시절과 꼭 닮은 이란의 신정일치 정권.
익살스러운 '할배 춤꾼'을 '불복종의 영웅'으로 만든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화면출처 인스타그램 'sadegh.booghy']
[영상디자인 곽세미 / 영상자막 김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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