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시장 성장…구조적 변화 필요"

김지영 2023. 12. 1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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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사 "판매사 판단 기준 높아" VS 증권사 "운용사 정보 취득 어려워"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사모펀드 시장이 커지고 자금이 늘어나고 있지만, 중소형 펀드사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소형 펀드사가 투자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선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투자협회는 15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 불스홀에서 '사모펀드 시장 동향·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행사는 주제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됐으며, 발표는 증권사 사모펀드 관련 국내·해외 마케팅 담당 임원이, 토론은 자본시장 내 사모펀드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금융투자협회가 15일 오후 '사모펀드시장 동향·전망 세미나'를 개최해 토론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금융투자협회]

첫 번째 발표에서 임계현 NH투자증권 프라임브로커리지본부 대표는 국내 주요 사모펀드 투자자인 고액자산가(HNWI), 기관투자자들의 금융 투자자금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에 따르면 국내 펀드 시장 누적 잔고도 813조원으로, 연 평균 8.5% 성장하고 있다. 그 중 사모펀드는 589조원으로 73%의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특별자산형 비중이 감소하고, 증권형 혼합자산형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작년 기준 증권, 혼합자산형 비중은 58%였던 반면 올해는 67%까지 늘어났다. 올해 기준 한국형 헤지펀드 잔고는 46조5000억원대로 전년 대비 성장했으며 신규 설정 건 수도 2984개로 소폭 증가했다.

다만 상위 1%의 자산운용사가 전체 운용사의 운용자산(AUM) 50%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중소 운용사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임계현 대표는 "중소형사가 투자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엣지가 있어야 하며, 수익률로 증명을 하기 위해선 먼저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투자자 니즈에 따라 손익차등형, 성과연동형 등 펀드 구조 다양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모펀드 시장에서 돈은 넘쳐나고 금리가 5%대인 상황에서 사모펀드를 대체할 상품도 많다"며 "금리가 향후 낮아지면 사모펀드에서 추구하는 수익률을 투자자가 반기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신 KB증권 글로벌세일즈 총괄본부장은 두 번째 발표를 맡아 "글로벌 헤지펀드 산업은 상장지수펀드(ETF), 사모펀드(PEE)의 성장에 따른 경쟁 심화로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며 "글로벌 헤지펀드 운용전략이 단일 전략에서 멀티전략으로 전환되고, 멀티매니저 회사들이 헤지펀드 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국내 헤지펀드 산업도 국내 투자자 니즈에 맞춰 글로벌로 운용자산의 폭을 넓히거나, 투자전략 다각화가 시급하다"며 "한국 투자자들은 성장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고 중국 시장은 디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이라 중국 매도 자금이 일본과 한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역동적·혁신적 사모펀드시장 육성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현업 관계자들의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KB증권 글로벌세일즈 총괄본부장, 김진호 미래에셋증권 상품컨설팅본부장, 남광현 한국포스증권 영업본부장, 박성현 쿼드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 오준규 황소자산운용 대표, 이주상 타임폴리오자산운용 경영기획본부 전무, 임계현 NH투자증권 프라임브로커리지본부 대표 등이 자리했다.

오준규 황소자산운용 대표는 신생 사모운용사의 입장에서 쉽지 않은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일련의 사모펀드 사건 이후 신생 운용사의 펀드 판매사 확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판매사의 일률적인 판단 기준이 신생 운용사에겐 높은 판매 허들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사모펀드의 역할은 전통적인 펀드 구조에서 탈피해 다양하고 전문적이면서 책임감 있는 상품을 고객에게 제시하는 일"이라며 "판매 여부 결정을 위한 판매사의 운용사 평가 시 전통적, 정량적 판단에서 벗어난 세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반면 김진호 본부장은 판매사의 입장에서 모든 자산운용사들의 판매 정보를 취득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전하며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판매사로서 운용사, 사모펀드에 대한 객관적인 비교, 분석 목적의 정보취득이 가능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에 따른 업계의 문제점도 제기됐다.

박성현 쿼드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은 "공매도의 한시적 금지 조치 이후 운용사는 사모펀드의 롱숏전략(매수·공매도 전략) 수행을 위해 공매도 대신 개별 주식선물 등을 활용할 수 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고난도 투자금융상품으로 분류될 경우 투자권유 시 마케팅이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아울러 "롱숏펀드 발전을 위해 숏(매도) 포지션의 대안으로 개별 주식선물을 사용하는 경우, 한시적으로 고난도 상품 분류 예외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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