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MBK 모두 실탄 두둑 … 우호지분 놓고 '쩐의 전쟁' 가나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박소라 기자(park.sora@mk.co.kr) 2023. 12. 15.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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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가를 올리면서 경영권 분쟁이 제2라운드로 접어든 가운데, 이번 사태가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MBK파트너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모두 실탄이 충분한 상황이고 불퇴전의 각오를 다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은 지난 7~14일 한국앤컴퍼니 우호지분 2.72%(570억원 규모)를 장내 매수했는데 이를 제외해도 충분한 여유 자금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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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2.72% 매입한 조양래
여유자금 3천억 달해 넉넉
hy·효성일가도 조현범 우군
MBK 펀드 가용자금 6천억
최대 수조원 추가조달 가능

MBK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가를 올리면서 경영권 분쟁이 제2라운드로 접어든 가운데, 이번 사태가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MBK파트너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모두 실탄이 충분한 상황이고 불퇴전의 각오를 다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은 지난 7~14일 한국앤컴퍼니 우호지분 2.72%(570억원 규모)를 장내 매수했는데 이를 제외해도 충분한 여유 자금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명예회장은 약 3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20년 차남인 조 회장에게 자신이 보유했던 한국앤컴퍼니 지분 전량인 23.59%를 시간 외 대량 매매 방식으로 매각해 얻은 자금이다.

앞서 조 명예회장은 일부 임직원에게 "지금까지 키워온 회사를 사모펀드에 넘긴다는 건 말도 안 된다"며 "다시는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이참에 확실히 정리하겠다"고 말하면서 경영권 방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 지분 매입에 쓴 570억원은 지난 10년간 경영으로 얻은 수입(배당액과 임금보수) 실수령액에 버금가는 액수다.

한국앤컴퍼니는 경영권 분쟁 장기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가 2만원 밑으로 떨어지더라도 MBK파트너스 측이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하는 시나리오를 예상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날 조 회장이 "경영권 방어 준비는 끝난 상황이고, 자금 여력도 충분하다"고 말한 것은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조 명예회장 우호지분 2.72% 덕분에 조 회장과 특별관계자를 합산한 지분율은 기존 42.89%에서 45.61%로 뛰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필요한 지분 50%까지는 4.39%가 남았다. hy(옛 한국야쿠르트) 우호지분(1%대 추정)과 중립 노선을 견지할 국민연금 지분(3%)까지 고려하면 조금만 더 매수할 경우 경영권 방어가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국민연금의 지지를 끌어들이지 못하더라도 우호지분을 포함해 지분 과반을 확보해 경영권을 확고히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 측 우호 세력으로는 hy 외에 효성 일가와 극동유화 등이 거론된다. 조 회장과 특별관계자 합산 지분율이 아직 50%를 달성하지 못한 만큼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가를 상향 조정하면서 대출까지 받았다.

부재훈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운영하는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 2호를 통해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는데, 펀드 자금만 18억달러(약 2조3000억원)에 달한다.

보통 사모펀드는 기관투자자(LP) 출자를 받을 때 한 기업에 최대 25%를 투자한다. 이 계산법과 환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 2호를 통해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은 6198억원이다. MBK파트너스는 부족한 자금 52억원은 대출로 조달해 총 6250억원을 준비했다. 원칙적으로 MBK파트너스는 사모펀드로 LP 자금뿐만 아니라 은행·증권사에서 대출을 받는 인수금융을 통해 추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다만 한 인수금융 관계자는 "보수적인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경영권 분쟁에 휘말려 있는 양측에 인수금융을 해주는 게 쉽지 않다"고 밝혔다.

[나현준 기자 / 박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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