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리그 팀으로 첫 ACL 16강 이뤄낸 반포레 고후는 지역 밀착 대명사

장민석 기자 2023. 12. 15.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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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레 고후 선수들이 12일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을 확정한 뒤 태국 원정 응원을 온 팬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인스타그램

아시아 최고 축구 클럽을 가리는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는 2023-2024 시즌부터 여름에 시작해 이듬해 봄에 끝나는 추춘제로 바뀌었다.

지난 13일 조별 리그가 모두 끝난 결과 K리그에선 울산 HD FC(옛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 전북 현대가 16강에 진출했고, 일본 J리그에서도 3팀이 16강에 올랐다. 그중 반포레 고후는 J2리그(2부) 소속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기염을 토했다. 역대 ACL에서 2부 리그 팀이 16강행 티켓을 따낸 것은 고후가 처음이다.

일본 야마나시현의 인구 19만 소도시 고후(甲府)시를 연고로 하는 반포레 고후는 작년 일왕배에서 J1리그(1부) 3팀을 연달아 꺾고 결승에 올라 J1리그 3위 팀인 산프레체 히로시마를 승부차기 끝에 꺾으며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냈다. 하지만 30cm 이상 높이 등받이 좌석을 5000석 이상 갖춰야 한다는 AFC 규정을 충족하지 못해 올 시즌 ACL 홈 경기를 도쿄 국립 경기장에서 치러야 했다.

멜버른 시티(호주)와 저장FC(중국),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 함께 H조에 속한 고후는 최약체라는 예상을 뒤엎고 홈에서 부리람과 저장을 꺾었고, 지난 12일 부리람 원정으로 치른 최종 6차전에서 3대2로 승리하며 조 1위(승점 11·3승 2무 1패)로 당당히 16강에 진출했다.

‘2부 리그의 기적’을 일궈낸 고후는 흑자 경영으로 유명한 구단이다. 심각한 재정난에 처해 있던 2001년 구단 회장으로 취임한 우미노 가즈유키는 진정한 지역민의 클럽으로 성장하기 위해 대기업과 지자체 후원을 받는 대신 지역 소상공인들을 공략했다.

그렇게 홈 구장 JIT 리사이클 잉크 스타디움의 명물인 ‘A보드 쇼’가 탄생했다. 골문 뒤 휑한 육상 트랙에 지역 후원 업체의 광고판을 촘촘히 세운 것. 유니폼은 물론 양팀 벤치와 볼보이용 의자, 들것, 멀리뛰기용 모래판에도 광고를 붙이며 수익을 창출했다.

고후는 J리그에서 승격과 강등을 반복하는 동안에도 벼농사 일손을 돕고, 요양 시설에서 환자들을 직접 돌보는 등 매년 600회 이상 꾸준히 지역 밀착 활동에 나선 결과 후원이 줄을 이으며 2001년부터 18년 연속 흑자를 이룰 수 있었다.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작년 일왕배 우승에 힘입어 관중과 상품 판매 등이 늘어나면서 15억6300만엔(약 143억원)의 영업 수익으로 최근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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