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형제의 난’…조양래 명예회장 등판에 MBK 공개매수가 인상으로 반격
한국앤컴퍼니 경영권을 두고 벌어진 차남 조현범 회장과 장남 조현식 고문의 ‘형제의 난’이 격화되고 있다. 아버지 조양래 명예회장이 조 회장 지원에 나서면서 승기가 기우는 듯 했지만, 조 고문과 손잡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지지 않고 공개매수 가격을 높여 반격에 나섰다.
MBK는 15일 장 마감 후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가격을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높이겠다고 공시했다. 이날 종가인 1만5850원보다 51.4% 높은 가격이다. 기존 주주로서는 공개매수 참여에 유인이 더 커진 셈이다. 최대 공개매수 대금은 5186억8770만원에서 6224억2524만원으로 늘었다.
공개매수 마감일은 오는 25일로 하루 미뤄졌다. 다만 23일부터 주말과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되는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마감일은 종전과 같은 22일이다. 공개매수 참여를 희망하는 주주는 오는 22일까지 대행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에 주식 매각을 신청하면 된다.
조 고문과 손 잡은 MBK는 공개매수를 통해 한국앤컴퍼니 발행주식 20.35~27.32%를 확보하려는 계획이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MBK 측은 한국앤컴퍼니 오너일가 중 조 고문(18.93%)과 차녀 조희원씨(10.61%)의 지분까지 합쳐서 한국앤컴퍼니 지분 50.0%~57.0%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날 장 마감 전까지만해도 시장은 MBK의 공개매수 실패를 점치는 분위기였다. 조 명예회장이 조 회장을 지원하기 위해 지분 2.72% 취득하면서, MBK 측이 공개매수로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이 적어졌기 때문이다. 앞서 MBK는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 수가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면 주식을 하나도 매수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날 조 명예회장은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장내 매수로 한국앤컴퍼니 주식 258만3718주(2.72%)를 주당 2만2056원에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약 570억원어치다. 조 명예회장의 지분 매입으로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기존 42.89%에서 45.61%로 높아졌다. 여기에 조 회장 우호군으로 분류되는 hy(약 1% 추정) 등의 지분까지 더하면 조 회장 측의 지분이 경영권 방어에 필요한 50%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MBK의 공개매수가 실패할 것이라는 분위기에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앤컴퍼니는 전날보다 5300원(25.06%) 떨어진 1만5850원에 마감했다. 조 고문과 손잡은 MBK가 공개매수를 시작하기 전날인 지난 4일 종가(1만6820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MBK가 공개매수가를 인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한국앤컴퍼니는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MBK는 이날 금융감독원에 조 명예회장의 시세조종 혐의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MBK는 조 명예회장이 MBK 측이 종전에 제시한 공개매수가(2만원) 이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에 주식을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MBK는 “공개매수 이틀 차인 지난 6일 한국앤컴퍼니의 주가가 하락해 종가 기준 공개매수가에 근접한 2만750원이 되자, 조 회장은 바로 다음 날 150만주를 매수했다”며 “한국앤컴퍼니의 비정상적인 주가의 흐름은 이번 공개매수의 실패를 원하는 최대주주 측이 의도적으로 대상회사 주가를 상승시키려고 시도했기 때문이라고 강하게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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