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 갚으면 텅장, 결혼은 다음 생에서나”…20대 더 가난해졌다
소득은 전연령대 중 유일하게 감소
전월세 보증금 부담 급격히 늘어
수도권청년들 반지하, 옥탑 내몰려
통계청 ‘한국의 사회동향 2023’
한국 청년들의 고단한 삶을 드러내는 통계가 나왔다. 사회에 진출해도 소득은 늘지 않는데 빚은 해마다 늘어나니 결혼, 출산은 ‘언감생심’이다. 출산율을 올리고 인구절벽을 막기 위해서는 20~30대 청년을 위한 주거, 금융 지원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통계청 통계개발원과 서울대 한국사회과학자료원이 발간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3’에 따르면 코로나19를 지나며 청년층의 삶은 더 팍팍해 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경원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코로나19이후 특히 20대 연령층에서 근로소득을 중심으로 한 소득 충격이 크게 나타나 상대적으로 이들 계층의 분배 여건이 악화됐다”고 진단했다.
소득은 줄었지만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 등 자산가격 급등은 청년세대의 ‘빚투’, ‘영끌’로 이어졌다. 그 결과 2018~2022년 전체 가구 중 부채를 보유한 가구 비율은 64% 내외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20대 이하 부채보유 가구 비중은 50.8%에서 60.4%로 10%포인트 가깝게 늘어났다.
부채 보유액 증가는 더 심각하다. 2018~2022년 4년간 전체 가구의 부채는 평균 19.6% 증가했지만 20대 이하는 무려 2배에 가까은 93.6% 급증했다. 30대도 39.8%의 부채 증가율을 보이며 다른 연령대를 압도했다.
같은 기간 청년층의 보유자산 중 금융자산이 규모는 작지만 전 연령대중 가장 높은 36.5%의 증가율을 보였는데 저축이 늘어서가 아니다. 이 기간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전월세 보증금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전체 가구의 금융자산에서 전월세 보증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25.7%에서 지난해 29.5%로 3.8%포인트 상승했지만 20대 이하에서는 이 비중이 56.4%에서 70.1%로 13.7% 포인트 상승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두 배가 넘는 상승폭을 보였다.
이런 영향으로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 규모가 4년간 전체적으로 32.7% 증가했지만 20대 이하 연령층의 순자산 증가율은 절반 수준인 16.2%에 그쳤다.
유 교수는 “30대와 20대 이하는 가장 낮은 순자산을 형성하고 있다”며 “청년세대의 부채가 소득이나 자산의 증가 속도에 비해 매우 빠르게 증가하면서 재무 건전성 역시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득은 줄고 빚은 늘다 보니 주거환경도 나빠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청년 1인가구 중 반지하·지하·옥탑방에 거주하는 비율은 3.24%로 다른 시도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대부분 지방에서 학업, 취업을 위해 서울과 경기도로 올라온 이들로 추정된다.
고진수 광운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반지하, 지하, 옥탑에 거주하는 청년가구들이 전체 청년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0.9%지만 수도권에서 반지하에 거주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며 “청년들은 가장 필요한 주거정책으로 전세자금 및 주택구입자금 대출, 주거비 지원을 꼽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년가구의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지불가능한 주택의 공급뿐 아니라 안정적인 소득 증대를 위한 일자리 정책 등이 함께 고민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빚만 늘어나는 상황이다 보니 20~30대 청년의 결혼에 대한 긍정적 태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보다 여성이, 30대보다 20대에서 결혼에 대한 긍정적 태도가 낮게 나와 눈길을 끌었다. 20대는 출산결정시 중요 고려사항으로 ‘경제적 여건’을 1순위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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