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란 근거 전무" 검증위 결론에…LK-99 원저자들 태도 '제각각'
김현탁 "결론에 동의…아카이브 논문 물질은 초전도체 아냐"
상온 상압 초전도체라고 주장된 'LK-99'를 두고 최근 한국초전도저온학회 검증위원회가 "초전도체라는 근거가 전무하다"는 결론을 밝힌 가운데 원논문 저자들이 각기 다른 입장을 보였다.
지난 7월 LK-99 논문을 온라인 논문 사전공개사이트 '아카이브'에 먼저 올린 권영완 고려대 연구교수는 15일 고려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른 저자들이 잘못된 설명을 해 검증이 어려웠던 것 같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앞서도 아카이브에 자신이 참여한 논문에 뒤이어 LK-99 관련 논문을 올린 김현탁 미국 윌리엄 앤드 메리대 연구교수가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권 교수는 LK-99가 자성체 위에서 한쪽은 닿고 다른 쪽은 들린 상태로 있는 모습을 보인 것과 관련해 "김 교수나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 등이 잘 모르고 '초전도 반자성 때문'이라고 설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LK-99는 초전도 반자성 값이 매우 작기 때문에 저온 초전도와 같은 '뜨는 애'가 아니다"며 "오히려 초전도 반자성은 작은데 분자 반자성과 강자성 성질이 있으니 이렇게 자성체 위에서 한쪽 부분만 닿은 채 뜬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초전도체의 특성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마이스너 효과(초전도체가 외부 자기장에 반발하는 현상)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마이스너 효과는 결국 금속 안에서 전자가 쌍을 이루는 '쿠퍼쌍' 때문에 생기는 것인데, Lk-99는 쿠퍼쌍이 형성되지만, 개수가 매우 적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검증위에서 원논문에 나타난 LK-99의 전기 저항이 0이 아니라 오히려 상온에서 구리 비저항인 10의 마이너스 6제곱 Ω㎝(옴센티미터)보다 훨씬 큰 비저항이 측정됐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는 "그것은 김 교수 등이 올린 논문에 나타난 것이고, 내가 올린 논문에 실린 그래프에는 저항 0에 가까운 10의 마이너스 9제곱Ω㎝정도의 측정치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검증위가 주로 퀀텀에너지연구소 측과 소통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에게는 검증과정에서 샘플 요청이나 문의가 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다만 올해 3월 퀀텀에너지연구소를 떠나면서 그때까지 만든 LK-99 시료를 가지고 온 것은 없고, 이후 연구소와 별개로 연구를 해 또 다른 LK-99 샘플들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렇게 만든 샘플들의 저항 측정값에 대해서는 "아직 구리 수준인 10의 마이너스 6제곱 Ω 정도였다"며 "내년 2월께까지 물질의 순도를 높이는 스케일업 과정을 거치면 종전 관측치와 비슷한 값을 측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연구실의 재현실험에서 거의 부도체가 만들어진 것과 관련해서는 "공개된 논문에 물질 합성 절차를 다 설명한 것이 아니다"며 "자칫 합성을 잘못하면 부도체나 강자성체가 만들어지게 된다. 실험단계에서 우리도 겪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 2월께에는 LK-99의 마이스너 효과에 대해서 더 분석한 논문을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고, 그즈음 고순도의 샘플이 준비되면 학회 등 국내외 연구진과 협업해서 초전도 연구를 발전시켜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현탁 교수는 검증위 결론과 관련한 매체 연합뉴스의 문의에 "초전도저온학회 결정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특허와 아카이브 논문에서 정의한 LK-99(분자식 Pb1-xCux(PO4)6O)는 초전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이메일로 답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앞서 자신이 참여해 아카이브에 올린 내용과 비슷한 논문을 국제학술지 '미국물리학회(APL) 머티리얼스'에 보내 심사받는 과정에서 해당 물질의 분자식을 기존 Pb1-xCux(PO4)6O에 황(S)을 추가해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점을 감안할 때 김 교수의 입장은 종래에 올린 LK-99 분자식으로는 초전도체에 해당하지 않지만, 황을 추가한 새로운 분자식으로는 상온상압 초전도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연구자인 이석배 대표는 검증위 결론이 발표된 뒤로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상태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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