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성탄 전후 비대위원장 정할듯…한동훈 급부상속 인선 속도(종합)
원희룡·김한길 등도 거론…윤재옥, 18일 당협위원장 연석회의 열어 인선 논의 계속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안채원 김치연 기자 =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에 부쩍 속도를 내고 있다.
여권의 명운을 건 총선 정국에서 집권당의 지도부 공백이 길어져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서다.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시한(1월 10일)을 역산할 때 이달 내로 비대위를 출범해야 안정적 선거 준비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런 점들을 고려해 크리스마스인 25일을 전후해 비대위원장을 맡을 인물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1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다음 주말인 25∼26일까지는 비대위원장을 확정해야지 비대위도 구성하고 1월에는 곧바로 공관위를 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윤재옥 대표 권한대행은 김기현 전 대표 사퇴 다음 날인 전날 중진연석회의와 최고위원회의를 잇따라 열어 비대위 체제 전환을 결정한 데 이어 이날 곧바로 비상의원총회를 열어 비대위원장 인선과 관련한 당내 의견을 수렴했다.
비대위원장 적임자를 찾기 위한 당내 논의는 정치적 경륜과 안정감을 갖춘 '여의도 출신 인사' 또는 외연 확장에 쇄신 효과를 더할 '파격 인사'로 갈리는 분위기다.
현재로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급부상한 상태다.
이날 열린 의총에서도 가장 많이 이름이 거론된 인사는 한 장관이었다. 특히 주류 친윤(친윤석열)계에서 한 장관을 적극적으로 천거하고 나섰다.
친윤 의원들은 높은 인지도와 참신성 등을 들어 한 장관을 앞다퉈 비대위원장 감으로 추천했다. 당 핵심 관계자도 "한동훈으로 가는 분위기인 것 같다"면서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주류 의원들은 한 장관이 현실 정치와 선거 경험이 없는 점, 대통령 최측근을 간판으로 내세우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점 등을 들어 신중론을 폈다.
한 장관에 대해선 비대위원장 대신 선대위원장을 맡아 '총선 바람몰이'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대야 선명성과 수도권 민심 공략에서 큰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친윤계 인사는 "찬반 논쟁이 붙을 정도로 당내 여론의 중심축에 있다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도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됐다.
원 장관은 선거 경험이 풍부하고 당을 아우를 수 있는 중진 정치인이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는 김 위원장도 마찬가지다. 다만 김 위원장은 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에 대한 당원들의 거부감을 걱정하는 의견도 나온다.
당내 일각에선 4선 원내대표 경험이 있는 나경원 전 의원도 계속 거론된다. 하지만 나 전 의원 본인은 전날 기자들이 비대위원장직 요청 및 수락 여부를 묻자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별히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이 후보군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당이 겪는 위기의 원인으로 '수직적 당정관계'가 지목되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나 전 의원은 3·8 전당대회 당시 친윤계 압박 속에 출마를 포기했다.
한 장관이 총선 정국을 헤쳐갈 구원투수로서 현재 주류 측의 적극적 지지를 받고 있긴 하지만, 비대위원장 인선 확정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은 남은 상태라 장담하긴 어렵다.
윤 대표 권한대행도 앞으로 계속 여론 수렴과 후보 물색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오는 18일 원·내외 당협위원장 227명을 대상으로 연석회의를 소집한 상태다. 비대위원장 인선을 비롯해 비대위 구성과 비대위 운영 방향 등을 놓고 당 안팎의 의견을 폭넓게 듣겠다는 취지라고 당 관계자는 설명했다.
당내에서는 이번 비대위원장 인선을 당정관계 재정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의총에서도 비주류를 중심으로 "당정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서병수 의원), "용산에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비대위를 이끌어야 한다"(이용호 의원),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대통령이 먼저 변해야 한다"(허은아 의원) 등의 의견이 나왔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오전 KBS 라디오에서 "대통령실과 정부에서 국민적 눈높이에 어긋나는 일들이 있다면 강력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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