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자녀 살해 혐의` 20년 옥살이 끝 무죄 판경 받은 호주 여성

14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에 있는 뉴사우스웨일스(NSW) 형사 항소 법원 밖에서 캐슬린 폴비그가 기자회견을 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EPA=연합뉴스

호주에서 자녀 4명을 숨지게 했다는 이유로 20년간 수감됐던 여성이 유죄 판결이 뒤집히면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5일(현지시간)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항소법원은 살인죄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캐슬린 폴비그에 대해 아이들이 자연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원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폴비그는 지난 1989년부터 10여년간 자신의 네 자녀 중 총 3명을 살해하고 1명을 과실치사로 사망하게 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자녀들이 자연사했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그가 아이들을 질식시켜 죽게 했다고 주장했다. 2003년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폴비그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으며 재판부는 징역 40년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2021년 과학자들이 그의 숨진 두 딸에게서 돌연사를 일으킬 수 있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발견했고 90명의 과학자와 의료 종사자, 전문가들은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청원서를 냈다.

NSW주는 은퇴한 톰 배서스트 전 판사에게 재조사를 맡겼고, 그는 '사망한 아이들에게서 설명할 수 없는 의학적 상태가 발견됐다'며 아이들의 죽음이 자연사일 가능성이 있어 유죄 평결이 잘못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NSW주는 지난 6월 폴비그를 사면했고, 풀려난 그는 항소법원에 재심을 청구해 결국 유죄 취소 판결을 받았다.

한편 폴비그의 변호인은 그가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기간에 대한 실질적 배상을 요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은 호주 역사상 가장 큰 배상 사례였던 데이비드 이스트먼 사건을 뛰어넘는 배상금 사례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스트먼은 경찰 살해 혐의로 19년을 감옥에서 살다 2018년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후 수도 준주(ACT) 정부로부터 702만호주달러(약 61억원)를 받은 바 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