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투잡 뛰는 사장님

김금이 기자(gold2@mk.co.kr) 2023. 12. 1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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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지역에서 10년 가까이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이상현 씨(48)는 작년 말 당구장 부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저출산으로 아이들이 줄어드는 게 피부로 와닿고 매출이 크게 줄어 부업에 나섰다"며 "학원 운영 시간대를 빼고 아침저녁으로 당구장을 관리하고 있지만 1년간 마이너스가 나 도장 수익으로 메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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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설한 밑바닥 경제
자영업자 17만5천명 부업 중
"인건비·임대료·재료비 부담
생계위해 퇴근후 또 일터로"

강원 지역에서 10년 가까이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이상현 씨(48)는 작년 말 당구장 부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저출산으로 아이들이 줄어드는 게 피부로 와닿고 매출이 크게 줄어 부업에 나섰다"며 "학원 운영 시간대를 빼고 아침저녁으로 당구장을 관리하고 있지만 1년간 마이너스가 나 도장 수익으로 메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고물가와 소비 침체로 실물경제에 한파가 불면서 생계 유지를 위해 부업을 뛰는 자영업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매일경제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결과 570만명에 달하는 자영업자 중 부업까지 하며 생계를 꾸리는 자영업자 수가 올해 17만5686만명(1~11월 월평균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자영업자 중 부업을 하는 비중이 3%를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자영업자가 아닌 근로자 중 부업 인구 비중이 1.7%인 것에 비하면 2배 가까이 높은 셈이다.

기존 주업 매출만으로는 임대료, 인건비, 관리비, 원재료 가격 등을 감당하기 힘들어 또 다른 수입원을 찾기 위해 부업에 나선 사장님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인건비 부담으로 직원을 두지 않는 '나 홀로 사장님'이나, 무인 매장을 운영하면서 부업에 뛰어든 사례가 많았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중 부업 인구는 올해 16만2321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이 있었던 2020년 11만8495명을 기록한 뒤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중 부업 인구는 2020년 1만3714명에서 올해 1만3365명으로 소폭 줄었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부업 수익이 적자가 나거나 근무 강도만 높아지면서 '투잡 이중고'에 시달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영업자 사정이 어려워지는 것은 현실 경제의 자화상"이라며 "고물가와 높은 인건비로 실물경기가 잘 돌아가지 않으면서 사람들 씀씀이도 줄어들자 자영업자 역시 일찍 문을 닫고 부업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게 일상화됐다"고 분석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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