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알바 쓸 형편 안돼"… 무인편의점 4년새 18배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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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퇴직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창업 창구였던 편의점이 최저임금, 전기요금을 비롯한 고정비용 상승 여파로 '나 홀로 점포'와 '무인 점포'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최종열 CU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전기요금 인상 전에도 점포당 월평균 전기요금은 60만~70만원에 달해 고정비용 중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며 "이런 가운데 심야 아르바이트생에게 부여하는 야간수당은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편의점을 무인 점포로 전환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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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전기료 60만~70만원 달해
5곳중 1곳 밤에 문닫거나 무인
한때 퇴직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창업 창구였던 편의점이 최저임금, 전기요금을 비롯한 고정비용 상승 여파로 '나 홀로 점포'와 '무인 점포'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편의점 점주 가운데 투잡을 뛰는 사장님도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5만5000개에 이른다. 점포 크기가 한국과 다르긴 하지만 인구가 2.5배 많은 일본(5만6000개) 수준에 육박한다. 한때 적정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영업으로 각광받았지만, 점점 더 수익을 내기 어려운 여건이 되고 있다. 이처럼 편의점 점포 수가 포화상태에 다다른 가운데 인건비와 전기요금 같은 각종 지출이 많아지면서 고용 없는 편의점이 빠르게 늘고 있다. 도시에서는 심야시간에 아르바이트생 없이 점주가 직접 운영하고, 지방에서는 아예 문을 닫는 사례도 생기고 있어 '24시간 편의점'이라는 표현이 무색해지는 모습이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심야시간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지 않는 점포 비중은 최근 4년 사이에 꾸준히 올랐다. 2019년 14.7%에 불과했던 심야 미고용 점포 비중은 지난해 20%대에 진입했고, 올해 21.7%로 커졌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심야 미고용 점포 비중이 2019년 18.4%였고, 이듬해부터 4년째 20% 수준이다. 5개 점포 중 한 곳은 야간에 문을 닫거나 사람을 쓰지 않는다는 뜻이다. 심야 영업을 점주 자율에 맡기는 이마트24는 전체 점포 가운데 51%가 밤에 문을 닫거나 사람을 고용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편의점이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고 고용을 줄이는 데엔 인건비 부담과 최근 인상된 전기요금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고정비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점주들이 할증까지 붙는 임금을 줘야 하는 심야시간대 영업을 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최종열 CU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전기요금 인상 전에도 점포당 월평균 전기요금은 60만~70만원에 달해 고정비용 중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며 "이런 가운데 심야 아르바이트생에게 부여하는 야간수당은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편의점을 무인 점포로 전환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무인 점포는 코로나19 기간에 비대면 거래가 보편화되면서 빠르게 늘었는데, 이제는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업주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의 무인 점포를 집계한 결과 2019년에는 208개에 그쳤지만 올해 약 18배 늘어나 현재 3768곳에 이른다. 익명을 요구한 편의점 점주 김 모씨는 "차라리 24시간 점포 운영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분위기가 업계에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영업 시간이나 고용을 줄이는 분위기 속 편의점 업계에서 '투잡'을 뛰는 점주도 생겨났다.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최저임금이 6470원이었던 2017년부터 7년째 점포를 운영 중이다. A씨는 "인건비,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점포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노후에도 이 일을 계속할 수는 없을 것 같아 지난 6월부터 마케팅 회사에 다니며 '투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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