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실 학대 '아영이 사건', 병원 측 부모에게 9억원 배상 판결

재판부 "간호사·병원 불법행위 배상 책임 있어"
아영이, 장기기증으로 4명의 아이에게 새 생명 선사

고(故) 정아영 양.(한국장기기증원 제공)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부산 동래구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생후 5일 된 신생아를 떨어뜨려 의식불명에 빠지게 한 '아영이 사건'과 관련해 병원 측이 아영이 부모에게 손해배상금과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민사9부(신형철 부장판사)는 아영이 부모가 간호사 A씨와 병원 원장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를 판결했다.다.

재판부는 이들이 아영이 부모에게 재산상 손해배상과 위자료 명목으로 9억4300여만원을 지급할 것을 명령했다.

재산상 피해금액 7억300만원과 정신적 손해배상 1억5000만원 등 원고가 청구한 금액(13억9000만원)의 약 67%가 인정된 것이다.

재판부는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해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며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인 A씨는 불법행위의 행위자로서, 피고인 B씨는 A씨 사용자로서 불법행위로 인해 망인과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2016년생 아영 양은 태어난 지 닷새 만에 신생아실에서 머리를 다쳐 의식불명에 빠졌다.

이후 3년 동안 인공호흡기를 통해 호흡을 유지하다 지난 6월 심장박동이 떨어지며 결국 뇌사상태에 빠졌다.

아영 양은 뇌사장기기증을 통해 4명의 아이에게 새 생명을 선사했다.

간호사 A씨는 올해 6월 대법원에서 징역 6년을 확정받았다.

A씨는 2019년 10월5일부터 20일까지 부산 동래구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21차례에 걸쳐 신생아들을 상습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같은해 10월20일 야간 근무 당시 생후 5일 된 아영이의 다리를 들어 올려 떨어뜨려 두개골 골절 등 중상을 입힌 혐의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