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노광장비 기술 삼성이 우선권 가질것"

이재용, 네덜란드서 귀국
"출장 성과 90%가 반도체"
ASML과 공동연구소 설립
경계현 "튼튼한 우군 확보"

15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방문 동행을 마치고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과 함께 서울 김포공항 비즈니스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방문에 동행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김포공항 비즈니스센터를 통해 귀국했다. 이번 순방 성과를 묻는 취재진에게 이 회장은 "반도체가 거의 90%였다"며 의미심장하게 답했다. 이 회장의 귀국길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이 함께했다.

삼성전자와 ASML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ASML 본사에서 '한·네덜란드 반도체 협력 협약식'을 갖고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약 7억유로(1조원)를 투자해 차세대 노광 장비 개발을 위한 극자외선(EUV) 공동 연구소를 '한국 수도권 지역'에 설립하는 것을 약속했다.

ASML은 최첨단 반도체 양산에 필요한 EUV 노광 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업체다.

ASML이 국외에 공동 연구개발(R&D) 센터를 두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SML은 실리콘 원판(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EUV 장비를 세계에서 독점 생산한다. 7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ｍ) 이하 미세 공정에서 EUV 장비가 필수로 쓰이다 보니 반도체 업계 '슈퍼 을(乙)'로 불린다.

경 사장은 "이제 삼성이 '하이 뉴메리컬어퍼처(NA) EUV'에 대한 기술적 우선권을 갖게 됐다"며 "장기적으로 D램이나 로직에서 하이 NA EUV를 잘 쓸 수 있는 계기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하이 NA EUV'는 2㎚ 공정의 핵심 장비다. 가격이 대당 4000억원 이상인데도 주문이 밀려 있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은 2025년 2나노 칩 양산을 목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 사장은 "이번 협약의 주목적은 경기도 동탄에 공동 연구소를 짓고, 그곳에 하이 NA EUV를 들여와 ASML·삼성 엔지니어들이 같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EUV가 가장 중요한 툴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전체적인 반도체 공급망 입장에서 굉장히 튼튼한 우군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오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