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밑으로 쓱 … 번쩍 들어올려 주차선 안에 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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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이 감도는 널판자 형태의 기계가 아무렇게나 세워진 차 밑으로 스르륵 기어들어간다.
바퀴 간 거리를 인식하고 차량의 무게 중심을 파악한 뒤 집게발을 네 바퀴로 뻗고는 차량을 번쩍 들어올린다.
제자리 회전과 앞뒤·좌우 전 방향 주행이 가능해 사람이 직접 차를 운전하는 것보다 차량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공간도 적다.
같은 면적의 공간에 더 많은 차량을 주차하는 게 가능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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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공간에서 3t까지도 거뜬
내년 4월 판교서 '발레주차'
은빛이 감도는 널판자 형태의 기계가 아무렇게나 세워진 차 밑으로 스르륵 기어들어간다. 바퀴 간 거리를 인식하고 차량의 무게 중심을 파악한 뒤 집게발을 네 바퀴로 뻗고는 차량을 번쩍 들어올린다. 정해진 자리로 차를 사뿐히 옮기고는 주차를 마친다.
먼 미래에나 가능할 것처럼 보이는 이 이야기가 내년에 현실로 다가온다. HL그룹의 전기차·자율주행 솔루션 전문 기업 HL만도가 자율주행 주차로봇 '파키'를 공개하고 내년 4월부터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서 발레주차 시범 운행을 시작한다고 15일 밝혔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파키는 주변 장애물, 주행로, 타이어, 번호판 등을 인식하고 바퀴 사이 거리, 차량 무게 중심 등을 스스로 판단한다. 파키가 '발레주차 로봇'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파키는 지면에 붙어 기어다니면서 스포츠카부터 지상고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모든 차종을 운반할 수 있다. 차 밑에서 집게발을 펼치기 전을 기준으로 가로 1100㎜, 세로 1860㎜ 크기인 파키는 3t 이상 무게도 거뜬히 들 수 있다.
파키는 차체 밑으로 쏙 들어갈 수 있는 높이 90㎜의 저상형 주차로봇으로, 주차장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제자리 회전과 앞뒤·좌우 전 방향 주행이 가능해 사람이 직접 차를 운전하는 것보다 차량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공간도 적다. 같은 면적의 공간에 더 많은 차량을 주차하는 게 가능해지는 이유다. HL만도는 파키 사용이 본격화하면 주차장 공간 효율성이 30%가량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파키는 운전자들이 주차장에서 겪는 각종 어려움도 덜어줄 수 있다. 일단 주차장 자리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고, 공간이 비좁아 여러 차례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며 '수정 주차'를 시도하지 않아도 된다.
파키는 보조 설비 등 별도 인프라스트럭처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HL만도 관계자는 "다양한 장점 중 손꼽히는 건 경제적 효과"라며 "파키는 기계식 주차 설비 대비 약 20%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철골, 레일, 체인 등 별도 장비가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주차 시장의 연간 결제액은 약 15조원에 이른다.
HL만도 로봇사업부에서 주도적으로 개발한 파키는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 2024'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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