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금리인하가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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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공급망은 무너졌고 각국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풀며 소비가 급증한 덕에 물가는 거침없이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공급망 복원에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 소비를 줄이기로 작정하고 기준금리를 쉴 새 없이 올렸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다 보니 견디다 못한 예금자들이 더 높은 이자를 받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ELS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도덕적 해이가 이처럼 이미 만연해 있는 상태에서 금리 인하 신호는 이 같은 도덕적 해이를 더욱 강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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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공급망은 무너졌고 각국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풀며 소비가 급증한 덕에 물가는 거침없이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공급망 복원에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 소비를 줄이기로 작정하고 기준금리를 쉴 새 없이 올렸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진정 국면을 보이면서 내년에는 세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기조로 급선회했다. 금리 인상으로 많은 대출자들이 고통받아왔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출받을 여력도 없이 고물가에 신음하던 이들에게는 금리 인상을 통한 인플레이션 억제야말로 최고의 명약이었다.
어쨌든 내년부터 금리 인하가 찾아온다는 소식에 주가는 오르고 금리는 내렸다. 그렇다고 금리 인하가 마냥 좋은 소식만을 가져다줄 수는 없다.
최근 문제가 불거졌던 홍콩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가 왜 생겼는지를 보자. 저금리가 장기화되다 보니 견디다 못한 예금자들이 더 높은 이자를 받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ELS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예금 금리가 다시 내려가면 제2의 ELS 같은 상품이 나타날 것이고 언젠가는 또다시 대규모 손실로 귀결될 것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PF 사업장에 대한 대주단 협약을 독려한 덕에 '좀비'처럼 연명하는 사업장이 많다. 캠코가 PF 펀드를 조성해 부실 사업장의 매각을 유도하고 있지만 PF 사업장 대출자들은 완강하다. '장부가'에 사주지 않으면 팔 수 없다는 입장을 모두가 고수 중이다. 도덕적 해이가 이처럼 이미 만연해 있는 상태에서 금리 인하 신호는 이 같은 도덕적 해이를 더욱 강화할 것이다.
금융당국은 고금리에 따른 소외계층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그간 미시적인 대책을 가동해왔다. 반대로 금리 인하가 현실화되면 이보다 더 큰 차원의 부실이 곪아갈 수 있다. 금리 인하 환경이 찾아오면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정책 기조 대신 단호한 '암 수술'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 큰 재앙이 찾아올 수 있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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