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윤 대통령 네덜란드 순방 두고 “지자체 성과 가로채려 한 숟가락 얹기 순방”

김윤나영 기자 2023. 12. 1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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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15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만들어낸 성과에 무임승차하고 공을 가로채려 한 숟가락 얹기 순방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의 성과로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한국 연구개발(R&D) 센터 건설을 꼽았지만, 이는 화성시·경기도가 2021년 업무협약을 통해 이미 유치했다는 것이다.

최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ASML의 한국 R&D센터 건설은 윤석열 대통령이 만든 성과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대변인은 “ASML은 이미 2021년 화성시·경기도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업무협약을 했고, 지난해 11월 기공식을 가지고 해당 R&D 센터 건설에 착수했다”며 “삼성, 하이닉스 등 민간기업의 노력과 경기도와 화성시의 지원으로 이뤄낸 성과를 ‘글로벌 반도체 동맹 완성’이라며 대통령 순방 성과물로 포장하고 가로채다니 기가 막히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더욱이 시스템 반도체, AI 반도체, 차량용 반도체 등 반도체 R&D 예산을 삭감해놓고 이제 와서 은근슬쩍 꼽사리 끼려는 윤석열 대통령의 행태는 꼴사납다”며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임을 자처하려거든 남의 성과에 숟가락만 얹는 ‘꼽사리 외교’를 멈추고, 본인의 능력으로 제대로 된 성과를 가져오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순방이 곧 민생이라면서 네덜란드에 또 다녀오셨는데 정말 창피하다”며 “반도체 동맹 운운하면서 숟가락을 얹는 국민을 기만한 행위에 대해 경고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열흘 앞둔 지난 1일 네덜란드가 한국의 과도한 경호 및 의전 요구에 우려를 표하기 위해 주네덜란드 한국대사를 초치했다는 언론 보도도 거론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가 얼마나 무리한 요구를 했으면 네덜란드 정부가 이례적으로 대사를 초치해 의전 문제에 불만을 표했겠나”라며 “윤 대통령의 순방 외교는 포장만 영업사원이고 실상은 나라님 행차였나”라고 반문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경호상의 필요를 이유로 방문지 엘리베이터 면적까지 요구하고,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의 기밀시설인 클린룸 일정과 관련해서는 정해진 제한 인원 이상의 방문을 요구하고 특히, 대통령실·외교부·대사관 등 각 채널에서 산발적으로 요구사항을 전달했다고 한다”며 “이는 외교부의 의전장, 대통령실의 의전비서관실 등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해명 자료를 통해 “최형찬 주네덜란드대사와 네덜란드 측 간 협의는 국빈 방문이 임박한 시점에서 일정 및 의전 관련 세부적인 사항들을 신속하게 조율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소통의 일환이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16일 공지를 통해 “성사된 ASML·삼성 간 1조원 R&D 센터 건립은 기존 투자와 별개”라며 “대통령이 ASML 회장을 두 차례 만나 지속해서 투자 확대를 요청해 ASML이 전격적으로 추가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17일 해당 논평을 삭제했다. 최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의 해명을 납득하고 사실과 달랐음을 인정해 논평을 삭제했다”며 “잘못된 점이 있다면 겸허히 수용하고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대통령실의 입장과 민주당의 논평 삭제 상황을 반영해 추후 수정했습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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