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년 EPL 역사상 최초 '여성 주심' 등장

이동건 2023. 12. 1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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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년 역사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사상 처음으로 여성 주심이 휘슬을 불게 됐다.

135년 EPL 역사에서 여성이 '주심'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워드 웹 프리미어리그 심판기구 심판위원장은 "웰치의 첫 EPL 심판 임명을 보게 돼 흥분되고 여성이 EPL 주심을 맡은 적이 없기에 더더욱 중요하다"며 "(여성도 심판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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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라운드 풀럼-번리전
웰치 심판, 영국 여성 심판계의 선구자
지난달에는 성적 조롱당하기도
리베카 웰치 심판. AP

135년 역사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사상 처음으로 여성 주심이 휘슬을 불게 됐다. 여성에게는 금단의 구역처럼 여겨졌던 축구 종주국에서 ‘유리천장’을 깨뜨린 주인공은 13년 심판 경력의 리베카 웰치(영국)다.

14일(현지시간) EPL 공식 홈페이지가 공개한 18라운드 심판 명단에 따르면, 웰치가 23일 열리는 풀럼과 번리 경기에서 주심으로 배정됐다. 135년 EPL 역사에서 여성이 ‘주심’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심은 말 그대로 경기 전체를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축구 경기는 주심의 휘슬로 진행되며 주심의 판정 하나가 경기 내용과 결과를 송두리째 바꿔버리기도 한다. 막중한 역할인 만큼 권위도 상당한데, 특히 전통을 중시하고 보수적인 색채가 짙은 EPL에서의 주심은 여성 심판들에게는 ‘금녀의 벽’처럼 여겨져 왔다.

웰치는 실력으로 ‘유리천장’을 깨뜨린 것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웰치는 그동안 여성 축구계에서 의미 있는 족적을 수차례 남겨왔다. 2010년 심판을 시작한 웰치는 2017년과 2020년 여자 FA컵 결승전을 주관했으며 2021년부터 최초의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2021년 4월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그2(4부) 경기에서 주심으로 데뷔했는데, 잉글랜드 남자 프로경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후 2022년 1월에는 사상 첫 FA컵 여성 주심으로 나서 최초의 역사를 추가했다. 지난달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풀럼과의 경기에서 대기심을 맡으며 여성 최초 EPL 심판으로 이름을 올렸다. 하워드 웹 프리미어리그 심판기구 심판위원장은 “웰치의 첫 EPL 심판 임명을 보게 돼 흥분되고 여성이 EPL 주심을 맡은 적이 없기에 더더욱 중요하다”며 ”(여성도 심판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성 심판을 반가워하지 않은 이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지난달 EPL 최초 대기심 데뷔 당시 웰치를 향해 여성혐오적 노래를 부른 17세 소년 두 명이 체포돼 5년간 경기장에서 퇴출되기도 했다.

최근 유럽 5대 리그(분데스리가, EPL, 프리메라리가, 세리에A, 리그1)에서도 여성 심판 기용이 서서히 늘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는 2017년에 여성 주심이 처음 기용됐고, 2년 후에는 프랑스 리그1에서도 금녀의 벽이 깨졌다. 이탈리아 세리에A 역시 지난해 첫 여성 심판이 기용됐다.

‘별들의 잔치’라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는 2020년에 처음으로 여성 주심이 배정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남자 월드컵 대회에서는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때 독일과 코스타리카 경기에서 스테파니 프라파르(프랑스)가 사상 첫 여성 주심을 맡은 바 있다.

한편, EPL은 26일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루턴과 경기에서는 ‘흑인’인 샘 앨리슨을 주심으로 배정했다. EPL에서 흑인 주심은 2008년 이후 15년 만이다.

이동건 인턴 기자 ehdrjs3589@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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