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무려 6명이 LG 출신이라니...' SSG 전격 신임 단장 선임, 왜 김재현 단장이었나

김우종 기자 2023. 12. 1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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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김재현 신임 SSG 랜더스 단장.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랜더스가 김재현(48) 단장을 신임 단장으로 전격 영입했다. 팀에 대한 애정, 그리고 사령탑과 비슷한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SSG 랜더스 구단의 마음을 결정적으로 사로잡았다. 또 김재현 단장 부임과 함께 LG 트윈스 출신이 10개 구단 중 무려 6개 구단의 단장직을 차지하게 됐다.

SSG 랜더스는 15일 "김재현 전(前) LG 트윈스 전력 강화 코디네이터를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SSG는 김재현 단장을 선임한 배경에 대해 "구단의 방향성에 맞는 리더십, 단장으로서의 역량, 선수단을 포함한 대내외 소통 능력, SSG 팀 문화 이해도 등 4가지 선임 핵심 기준을 두고 다양한 직군의 단장 후보군을 물색했다. 적임자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김재현 신임 단장을 최적의 인물이라고 판단해 영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년간의 현장 경험과 프런트 업무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겸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야구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통찰력(인사이트)을 갖추고 있어 단장으로서의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계속해서 SSG는 "SK와이번스(SSG 랜더스 전신) 시절 리모델링을 통한 팀의 왕조 구축 과정을 주장으로서 몸소 체험했다. 전력 강화 코디네이터로서 육성 방향성과 시스템을 실행한 경험을 큰 강점으로 봤다. 그리고 인터뷰 과정에서 팀 상황에 대한 냉정한 진단, 청라 시대를 대비해 구단이 나아가야 할 미래 방향성에 대한 비전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야구를 사랑하고, 야구인을 존중하며, 팬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김 신임 단장의 평소 소신을 높게 평가해 단장으로 발탁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SSG는 지난달 25일 감독과 코치 인선 및 2차 드래프트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에 관한 책임을 물어 김성용 전 단장을 R&D 센터(구 육성팀) 센터장으로 보직 변경했다. 이후 김 전 단장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뒤 구단을 떠났고, SSG는 계속해서 후임 단장을 물색해 왔다. SSG는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해설위원과 선수 및 프런트 출신뿐만 아니라 대학교수와 에이전트, KBO 자문위원 등 다양한 인물을 후보군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최대한 신중하게 평가를 한 끝에 과거 SK 와이번스에서 활약했던 김재현 단장을 최종 적임자로 낙점했다.
김재현 단장이 새롭게 SSG 단장으로 부임하면서 KBO 리그 10개 구단 단장 중 LG 트윈스 출신 인사가 6명으로 늘어났다. 최근에는 삼성 라이온즈가 LG 트윈스 출신의 이종열 단장을 새롭게 영입한 바 있다. 삼성 구단은 "이종열 단장이 최신 야구 트렌드에 맞는 강한(Win) 팀, 그리고 팬들에게 사랑받는(Wow) 팀으로 만들어줄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이종열 단장은 1991년 LG 트윈스에 입단해 현역 생활 커리어를 시작한 뒤 2009년까지 19시즌 동안 LG에서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다. 야구계에서 '공부하는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종열 단장은 미국에서 지도자 경험을 한 뒤 야구 해설위원과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으로 활약했다.

김재현 단장과 이종열 단장은 최근 밟았던 길이 비슷하다. 김재현 SSG 단장 역시 야구 해설위원을 경험했으며, 국가대표팀에서 코치를 역임했다. 지난 2019년 2월 당시 김경문 감독이 지휘하던 야구 국가대표팀에서 이종열 단장은 수비 코치로, 김재현 단장은 타격 코치로 각각 함께했다. 이 밖에 LG 트윈스의 차명석 단장과 KIA 타이거즈의 심재학 단장, 그리고 한화 이글스의 손혁 단장은 모두 LG 트윈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LG 출신이다. 차명석 단장은 1992시즌부터 2001시즌까지 LG 한 팀에서만 활약했다. KBO 리그 통산 365경기에 출전해 38승 37패 19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4.02의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세부 성적은 710⅓이닝 동안 743피안타(61피홈런) 208볼넷 387탈삼진 342실점(317자책).

이종열 삼성 라이온즈 단장.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손혁 한화 이글스 단장.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심재학 KIA 타이거즈 단장.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심재학 단장은 1995시즌부터 1999시즌까지 LG에서 활약한 뒤 현대와 두산, KIA를 거쳐 2008시즌을 끝으로 현역 유니폼을 벗었다. KBO 리그 통산 타율 0.269(3704타수 995안타) 2루타 193개, 3루타 14개, 149홈런, 622타점, 539득점, 25도루, 617볼넷, 558삼진의 성적을 거뒀다. 손혁 단장은 LG에서 1999시즌까지 활약한 뒤 KIA와 두산을 거쳐 2004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했다. LG에서 뛰는 1998시즌과 1999시즌에는 각각 11승(8패)과 10승(9패)을 거두기도 했다. KBO 리그 통산 성적은 107경기에 등판해 36승 31패 평균자책점 4.07, 508이닝 505피안타(61피홈런) 171볼넷 276탈삼진 253실점(230자책)이다. KT 위즈의 나도현 단장은 미국에서 스포츠 매니지먼트를 전공한 뒤 LG 트윈스에서 운영과 스카우트, 육성 등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이 6명의 단장 중 올 시즌 차명석 단장만 유일하게 통합 우승을 이뤄내며 정상에 우뚝 서는 영광을 안았다.

최근 들어 각 구단은 단장 선임 시 현역 시절의 '이름값'만 보고 영입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것보다 개인이 갖고 있는 야구에 관한 철학과 실력, 공부하는 태도, 야구계 평판 등을 두루 살핀 뒤 전문가를 단장으로 임명하는 경우가 많다. 공교롭게도 이들 6명 중 나 단장을 제외한 5명은 야구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은 뒤 밖에서 두루두루 KBO 리그를 들여다본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나도현 KT 위즈 단장.
차명석(왼쪽) LG 단장과 한국시리즈 MVP 오지환이 지난달 13일 한국시리즈 우승 시상식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한편 김재현 신임 단장은 구단을 통해 "SSG의 단장으로 선임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구단이 리모델링을 도모하는 중요한 시기에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좋은 성적 안에서 육성의 성과를 이뤄낼 수 있도록 현장과 프런트의 가교 역할에 충실하겠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좋은 추억이 참 많았던 팀인데 13년 만에 인천으로 돌아오게 돼 감회가 새롭다. SSG가 팬분들께 계속해서 사랑받을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하겠다"면서 선임 의지를 밝혔다.

김재현 단장은 신일고를 졸업한 뒤 LG트윈스를 거쳐 2004시즌 종료 후 FA(프리에이전트) 신분으로 SK와이번스로 이적했다. 이적 첫해 지명타자로 골든 글러브를 수상, 이듬해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끌었다. 2007시즌에는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는 등 야구 실력과 리더십을 겸비한 SK 왕조의 핵심 멤버로 팀의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바 있다.

김재현 단장은 1994년부터 2010시즌까지 프로 통산 1770경기에 출장해 통산 타율 0.294(5710타수 1681안타) 2루타 310개, 3루타 20개, 201홈런, 939타점 884득점, 115도루, 929볼넷 931삼진의 성적을 기록했다. 2010시즌을 끝으로 은퇴 후 LA다저스, 요미우리 자이언츠, 한화이글스와 국가대표팀에서 타격코치를 역임했고 야구 해설위원, KBO 기술 위원, LG트윈스 전력 강화 코디네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현장과 프런트, 그리고 방송해설 경험을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야구를 바라보며 선수단 및 야구 관계자들에 대한 이해의 폭과 네트워크를 넓혀왔다.

SSG 관계자는 "우리 팀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인터뷰 과정에서 그런 부분이 느껴졌다. SSG에 애정과 관심이 있었다 보니 현재 팀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또 육성 관련 업무를 맡았다 보니 SSG가 현재 어떤 단계가 있고 어떤 방향으로 리모델링을 해야 청라 시대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계획이 있었다. 또 이숭용 감독과 비슷하게 원팀(One-Team)과 화학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 무척 인상적이었고, 긍정적으로 봤다"며 그를 영입한 이유를 설명했다. 과정도 전격적이었다. LG의 양해 속에 12일 면접 후 이틀 만인 14일 최종 계약이 이뤄졌다.

김재현 단장은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지금의 SSG는 많은 팬이 외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달라질 SSG가 묵묵히 진정성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실망한 팬들도 다시 돌아올 것이란 믿음이 있다"면서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단장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팀에 변화를 가져와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게 인위적으로 이뤄지면 안 된다. 나도 선수 출신이었고, 베테랑인 시절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고참 선수들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며 고민하고 있다.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밑에서 올라올 수 있게끔 내가 환경을 만들고 노력하려 한다. 선수 시절 인천에서 워낙 많은 사랑을 받아 설레는 만큼, 부담감과 책임감도 있다. 무엇보다 SSG는 지난해 우승팀으로 우승 DNA를 갖고 있기에 더욱 멋진 팀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김재현 신임 SSG 랜더스 단장. /사진=SSG 랜더스 제공
김재현 신임 SSG 랜더스 단장. /사진=SSG 랜더스 제공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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