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무려 6명이 LG 출신이라니...' SSG 전격 신임 단장 선임, 왜 김재현 단장이었나
SSG 랜더스는 15일 "김재현 전(前) LG 트윈스 전력 강화 코디네이터를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SSG는 김재현 단장을 선임한 배경에 대해 "구단의 방향성에 맞는 리더십, 단장으로서의 역량, 선수단을 포함한 대내외 소통 능력, SSG 팀 문화 이해도 등 4가지 선임 핵심 기준을 두고 다양한 직군의 단장 후보군을 물색했다. 적임자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김재현 신임 단장을 최적의 인물이라고 판단해 영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년간의 현장 경험과 프런트 업무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겸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야구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통찰력(인사이트)을 갖추고 있어 단장으로서의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계속해서 SSG는 "SK와이번스(SSG 랜더스 전신) 시절 리모델링을 통한 팀의 왕조 구축 과정을 주장으로서 몸소 체험했다. 전력 강화 코디네이터로서 육성 방향성과 시스템을 실행한 경험을 큰 강점으로 봤다. 그리고 인터뷰 과정에서 팀 상황에 대한 냉정한 진단, 청라 시대를 대비해 구단이 나아가야 할 미래 방향성에 대한 비전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야구를 사랑하고, 야구인을 존중하며, 팬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김 신임 단장의 평소 소신을 높게 평가해 단장으로 발탁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김재현 단장과 이종열 단장은 최근 밟았던 길이 비슷하다. 김재현 SSG 단장 역시 야구 해설위원을 경험했으며, 국가대표팀에서 코치를 역임했다. 지난 2019년 2월 당시 김경문 감독이 지휘하던 야구 국가대표팀에서 이종열 단장은 수비 코치로, 김재현 단장은 타격 코치로 각각 함께했다. 이 밖에 LG 트윈스의 차명석 단장과 KIA 타이거즈의 심재학 단장, 그리고 한화 이글스의 손혁 단장은 모두 LG 트윈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LG 출신이다. 차명석 단장은 1992시즌부터 2001시즌까지 LG 한 팀에서만 활약했다. KBO 리그 통산 365경기에 출전해 38승 37패 19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4.02의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세부 성적은 710⅓이닝 동안 743피안타(61피홈런) 208볼넷 387탈삼진 342실점(317자책).
최근 들어 각 구단은 단장 선임 시 현역 시절의 '이름값'만 보고 영입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것보다 개인이 갖고 있는 야구에 관한 철학과 실력, 공부하는 태도, 야구계 평판 등을 두루 살핀 뒤 전문가를 단장으로 임명하는 경우가 많다. 공교롭게도 이들 6명 중 나 단장을 제외한 5명은 야구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은 뒤 밖에서 두루두루 KBO 리그를 들여다본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김재현 단장은 신일고를 졸업한 뒤 LG트윈스를 거쳐 2004시즌 종료 후 FA(프리에이전트) 신분으로 SK와이번스로 이적했다. 이적 첫해 지명타자로 골든 글러브를 수상, 이듬해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끌었다. 2007시즌에는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는 등 야구 실력과 리더십을 겸비한 SK 왕조의 핵심 멤버로 팀의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바 있다.
김재현 단장은 1994년부터 2010시즌까지 프로 통산 1770경기에 출장해 통산 타율 0.294(5710타수 1681안타) 2루타 310개, 3루타 20개, 201홈런, 939타점 884득점, 115도루, 929볼넷 931삼진의 성적을 기록했다. 2010시즌을 끝으로 은퇴 후 LA다저스, 요미우리 자이언츠, 한화이글스와 국가대표팀에서 타격코치를 역임했고 야구 해설위원, KBO 기술 위원, LG트윈스 전력 강화 코디네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현장과 프런트, 그리고 방송해설 경험을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야구를 바라보며 선수단 및 야구 관계자들에 대한 이해의 폭과 네트워크를 넓혀왔다.
SSG 관계자는 "우리 팀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인터뷰 과정에서 그런 부분이 느껴졌다. SSG에 애정과 관심이 있었다 보니 현재 팀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또 육성 관련 업무를 맡았다 보니 SSG가 현재 어떤 단계가 있고 어떤 방향으로 리모델링을 해야 청라 시대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계획이 있었다. 또 이숭용 감독과 비슷하게 원팀(One-Team)과 화학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 무척 인상적이었고, 긍정적으로 봤다"며 그를 영입한 이유를 설명했다. 과정도 전격적이었다. LG의 양해 속에 12일 면접 후 이틀 만인 14일 최종 계약이 이뤄졌다.
김재현 단장은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지금의 SSG는 많은 팬이 외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달라질 SSG가 묵묵히 진정성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실망한 팬들도 다시 돌아올 것이란 믿음이 있다"면서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단장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팀에 변화를 가져와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게 인위적으로 이뤄지면 안 된다. 나도 선수 출신이었고, 베테랑인 시절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고참 선수들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며 고민하고 있다.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밑에서 올라올 수 있게끔 내가 환경을 만들고 노력하려 한다. 선수 시절 인천에서 워낙 많은 사랑을 받아 설레는 만큼, 부담감과 책임감도 있다. 무엇보다 SSG는 지난해 우승팀으로 우승 DNA를 갖고 있기에 더욱 멋진 팀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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