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뭉친 인간, 창의력 무제한 된다"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3. 12. 1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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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두고 구세대와 현세대를 대표하는 '정보기술(IT) 대가'들의 평가는 갈렸다.

한쪽에선 AI가 인간의 의사결정을 쉽게 해주고 부가가치가 높은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인류가 당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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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연사 310명의 통찰
챗GPT의 아버지 올트먼
"생성형 인공지능 등장으로
1인 스타트업 창업자도
유니콘 만들 수 있게 돼"
로봇·양자컴퓨터·C테크…
세계 첨단기술 트렌드 담아
제24회 세계지식포럼 '인공지능의 미래' 세션에서 벤 넬슨 미네르바 프로젝트 설립자 회장 겸 CEO(왼쪽)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대담하고 있다. 한주형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1인 스타트업 창업자도 기업가치 10억달러를 가리키는 유니콘을 만들 수 있게 됐다. AI를 활용한 창의적 활동의 질이 놀라울 정도로 높아지고 있어 사람의 창의력이 무제한으로 늘어날 것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가상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생성하는 딥페이크, 갑자기 차가 멈추는 자율주행 실수 등 AI가 일으키는 일부 오류는 심각한 수준이다. AI 도입에 대한 속도 조절은 필수다."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 공동창업자)

AI를 두고 구세대와 현세대를 대표하는 '정보기술(IT) 대가'들의 평가는 갈렸다. 한쪽에선 AI가 인간의 의사결정을 쉽게 해주고 부가가치가 높은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인류가 당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봤다. 반면 AI가 낳고 있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기술에 대한 이 같은 논쟁은 지금 더욱 의미심장하게 여겨진다. 세계 곳곳에서 지정학적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미국의 급격한 유동성 긴축 정책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와 달리 'G2' 중국 경기도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아 더 깊은 침체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가운데 기술이 인류의 분열을 더 가속화할 것인지, 통합과 생산성의 향상으로 이끌 것인지는 지금 우리가 기술에 대해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고 논의하는지에 달려 있다.

'세계지식포럼 인사이트 2024'는 이번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한 국내외 연사 310여 명의 고민과 해결책을 담은 보고서다.

론 클레인 전 백악관 비서실장,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국 국방부 장관,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시카코대 경제학과 교수(202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등 각 분야 최고 권위자들이 경험과 지혜를 공유했다.

이 책은 AI뿐만 아니라 로봇, 양자기술, 탄소중립을 위한 'C테크' 등 첨단 기술 트렌드를 담고 있다.

'이론만 존재하는 꿈의 기술'로 생각되던 양자컴퓨터는 이미 여러 대기업에서 관련 연구팀이 만들어져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동시에 양자컴퓨터가 기존 암호화 알고리즘을 깰 수 있는 'Q-데이'에 대비해 보안 인프라스트럭처가 대대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공유됐다. 날마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로봇 기술은 제조업과 농업을 넘어 인간의 동료로서 활약할 날이 머지않았다. 탄소중립을 향한 도전은 탄소 포집·활용·저장기술(CCUS)과 재생에너지 산업 발달로 가속화될 전망이다.

세계지식포럼 인사이트 2024 매일경제 세계지식포럼 사무국 지음 매경출판 펴냄, 2만원

내년 가장 큰 정치 이벤트인 미국 대선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도 엿볼 수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30년 지기 복심으로 불리는 론 클레인 전 비서실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 "과거로 회귀할 것"이라며 "바이든은 우크라이나와 함께하지만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과 가깝고 김정은에게 연서도 보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은 아시아에서 과거 무역과 대중 관계에 집중했지만 이제 정책 우선순위가 달라졌다"며 "한국과 같은 아시아의 발전된 국가들과 협력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해를 두 번이나 넘길 것으로 보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인류 전체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도 논의됐다. 우크라이나 시민단체 시민자유센터 설립자이자 2022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올렉산드라 마트비추크 대표는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무고한 사람들이 감금과 고문·학대를 당하며 죽어가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러시아를 막지 못한다면 러시아의 전쟁 폭주는 결코 우크라이나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정학적 갈등과 기후변화가 자산 시장에서는 새로운 투자 기회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란 조언도 나왔다. 제니 존슨 프랭클린템플턴 회장은 "현재 넷제로 달성을 위한 에너지 전환 투자는 화석 연료 투자와 거의 같은 수준에 와 있다"며 "2050년까지 그 목표를 달성하려면 화석 연료 투자액의 3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회의적인 전망이 나오는 중국 시장에 대해서도 "시장이 그렇게 크다면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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