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고맙다고 찾아왔다" 감독도 인성에 '감동'! 재계약 확정, '연봉 3배 OK' 울브스와 2028년까지
오닐 감독은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황희찬은 재계약 후 감사하다며 직접 코칭 스태프들을 찾아왔다. 울버햄튼은 핵심 선수를 잡으려 열심히 설득했다"라고 밝혔다.
사실상 재계약 공식 발표를 감독이 먼저 한 셈이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오닐 감독은 "황희찬은 최근 경기력만 유지하면, 15~20골 정도는 넣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기대된다. 황희찬은 울버햄튼에 큰 힘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미 황희찬의 재계약 소식은 현지 매체를 통해 여러 번 퍼졌다. 특히 유럽축구에 정통한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의 14일 보도로 확실시됐다. 로마노는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황희찬의 계약은 2028년 6월까지 늘어난다. 연장 옵션도 포함됐다. 팀 내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게 된다. 울버햄튼에게는 거대한 움직임이다"라고 전했다.
울버햄튼의 최고 주급자는 파블로 사라비아(31)로 9만 파운드(약 1억 4700만 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희찬의 현재 주급은 3만 파운드(약 5000만 원)로 프리미어리그 평균에도 못 미친다. 재계약 후 연봉이 3배 가까이 뛸 전망이다.
오닐 감독은 한동안 팀을 떠나는 황희찬의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이 없을 때도 울버햄튼은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가 돌아올 때 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겨울 이적시장 선수 영입은 미지수다. 당장 밝히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오닐 감독은 시즌 초반 썼던 투톱을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막전 당시 울버햄튼은 마테우스 쿠냐(24)와 사라비아 투톱으로 경기에 나섰다. 한동안 황희찬은 교체 선수로 분류됐다.
황희찬의 재계약 소식은 현지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영국 'BBC'는 14일 주요 이적 상황을 다루는 뉴스에서 황희찬과 울버햄튼의 계약 상황을 조명하기도 했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지난달 "황희찬은 울버햄튼에게 보상을 받을 것이다. 27세가 된 그는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울버햄튼의 핵심이 됐다. 구단은 황희찬에게 보답하고자 한다.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황희찬의 최초 계약은 2026년 여름까지였다. 2년 더 프리미어리그에서 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디 애슬레틱'은 "황희찬도 울버햄튼 잔류를 원했다. 오닐 감독과 같은 팀에 있는 걸 만족하고 있다"라며 "구단과 황희찬의 이해관계가 맞았다. 협상은 긍정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황희찬과 울버햄튼 사이에 대화가 순탄하게 오간 듯하다. '디 애슬레틱'은 후속 보도로 "황희찬의 계약은 2026년에 끝나지 않을 듯하다. 울버햄튼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보다 좋은 조건으로 계약에 성공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빅클럽 이적설을 미리 막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스페인 '아스'와 영국 '스포츠몰' 등은 황희찬이 대형 구단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거론된 구단으로는 프리미어리그 거함 아스널이 있었다. 아스널은 미켈 아르테타 감독 체제에서 2023~2024시즌 우승을 노리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후반기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맨체스터 시티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다.
특히 황희찬은 몰아치기보다 꾸준한 공격 포인트를 뽑으며 울버햄튼에 큰 힘이 됐다. '스포츠몰'은 "황희찬의 공격 포인트는 경기마다 한 개씩 나왔다.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 중 하나로 평가받을 자격이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독 스트라이커 자원이 아쉬운 아스널 이적설이 흘러나온 이유 중 하나로 파악된다.
커리어 최전성기를 맞이한 황희찬이다. 프리미어리그 8골은 전체 득점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14골)이 선두를 달리고 있고, 모하메드 살라(리버풀·11골)가 뒤를 잇고 있다. 국가대표팀과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은 10골로 3위다. 황희찬은 4위 재러드 보웬(웨스트햄·9골)도 바짝 추격 중이다.
울버햄튼은 10월 세 경기에서 난적들을 상대로 1승 2무를 거뒀다. 아스톤 빌라와 1-1로 비기더니 AFC본머스전 2-1로 이겼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와는 2-2로 비겼다. 9월에도 이달의 선수 후보에 올랐던 황희찬은 10월에 아쉬움을 씻었다. 9월 수상자는 네투였다.
황희찬은 9월 앞으로도 회자될 이슈를 남겼다. 세계 최고 명장으로 통하는 펩 과르디올라(50)와 잊지 못할 연을 만들었다. 맨시티와 맞대결 전 기자회견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울버햄튼에는 네투, 쿠냐, 그리고 코리안 가이(황희찬) 등 뛰어난 선수가 많다"라고 말했다. 황희찬의 이름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 듯한 발언이었다.
트레블(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FA컵, UCL)에 빛나는 맨시티는 황희찬의 일격에 무너졌다. 1-1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전 황희찬은 네투의 크로스를 절묘하게 마무리하며 울버햄튼에 결승골을 안겼다. 맨시티는 2023~2024시즌 첫 프리미어리그 패배를 기록했다.
은사가 떠난 와중에서 이룬 쾌거다. 황희찬은 시즌 시작 전까지만 해도 주전 경쟁 가능성이 불투명했다. 훌렌 로페테기 감독은 울버햄튼과 불화 끝에 갑작스럽게 팀을 떠났다. 구단은 지난 8월 프리미어리그 개막 직전 공식 채널에 "로페테기 감독과 다른 길을 간다. 그의 감독 생활은 9개월 만에 종료됐다"라고 발표했다.
영국 'BBC' 등 유력 매체는 "로페테기 감독과 울버햄튼 사이의 갈등이 확인됐다"라고 설명했다. 울버햄튼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라울 히메네스(31)와 후벵 네베스(26)를 각각 풀럼과 알 힐랄로 보냈다. 주축 스트라이커와 핵심 미드필더가 한 번에 빠진 셈이었다. 로페테기 감독은 수차례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울버햄튼은 "로페테기 감독은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구단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이를 받아들이고 계약 상호 해지에 이르렀다"라고 전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울버햄튼을 강등 위기에서 구해내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신임 감독 체제에서도 황희찬은 능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전에서 황희찬은 교체 투입돼 1호골을 작렬했다. 울버햄튼은 브라이튼 공격수 미토마 가오루(25)에게 크게 흔들리는 등 0-4로 밀리고 있었다. 황희찬은 후반전에 급히 그라운드를 밟았다. 6분 뒤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 득점을 넣으며 울버햄튼을 영봉패 수렁에서 구했다. 심지어 황희찬은 저돌적인 돌파까지 선보이며 주전 경쟁에 신호탄을 쐈다.
2호골도 머지않아 나왔다. 4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전이었다. 황희찬은 팀이 0-1로 밀리던 후반 20분 머리로 득점을 터트렸다. 하지만 울버햄튼은 두 골 더 헌납했다. 후반 추가 시간 쿠냐의 만회골로는 부족했다. 이번에도 울버햄튼은 황희찬이 골을 넣고도 패배했다.
유독 승리 운이 따르지 않았던 황희찬이다. 황희찬이 득점한 첫 4경기에서 울버햄튼은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강팀 리버풀을 상대로 황희찬은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네투의 크로스를 강하게 때려 넣어 알리송 베케르 골키퍼를 뚫었다. 적은 기회 속 터진 천금 같은 득점이었다. 하지만 울버햄튼 수비가 또 무너졌다. 후반전에만 세 골을 내주며 1-3으로 졌다. 다음 경기인 잉글랜드리그컵(EFL컵) 입스위치 타운전에서도 황희찬은 득점포를 가동했다. 울버햄튼은 이 경기마저 지며 컵 대회에서 탈락했다.
맨시티와 경기에서는 팀을 기어이 승리로 이끌었다. 리버풀을 상대로 골을 넣더니 자신감이 확 오른듯했다. 황희찬은 1-1로 팽팽하던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후반전 황희찬의 골은 결승포가 됐다.
10월 첫 경기인 빌라전에서도 득점을 기록했다. 황희찬은 왼쪽 윙어로 나서 네투의 패스를 마무리했다. 이후 울버햄튼은 파우 토레스에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며 1-1로 비겼다.
절묘한 개인기까지 선보이며 좋은 폼을 확실히 드러냈다. 황희찬은 뉴캐슬전 전반전 주심의 석연찮은 판정으로 페널티킥을 내줬다. 1-2로 밀리던 후반전 황희찬은 절묘한 접기 동작과 왼발 슈팅으로 프리미어리그 6호골을 터트렸다. 11경기 만에 6골 2도움. 황희찬의 프리미어리그 커리어 하이였다.
유일한 홈 무득점 경기는 토트넘전이었다. 울버햄튼과 토트넘은 지난달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에서 맞붙었다. 손흥민과 황희찬의 맞대결로 주목받았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도 공식 채널을 통해 둘의 대결을 조명하기도 했다. 사무국은 "국가대표팀 동료이자 라이벌인 두 선수가 맞붙는다"라며 손흥민과 황희찬의 올 시즌 기록을 나열했다.
뜨거운 발끝을 자랑하는 두 선수였다. 당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8골로 득점 공동 2위였다. 번리전 해트트릭을 시작으로 아스널전 멀티골을 넣었고 리버풀, 풀럼, 팰리스에 각각 한 골씩을 기록 중이었다. 토트넘의 유일한 패배는 울버햄튼과 경기 직전인 첼시전이었다.
해당 경기 승자는 울버햄튼이었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토트넘은 브레넌 존슨의 골로 앞서나갔지만, 후반 막바지 두 골을 내주며 졌다.
여전히 황희찬의 자신감에는 물이 올라 있었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기까지 했다. 황희찬은 풀럼과 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30분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과감하게 중앙으로 때린 공은 골망을 출렁였다. 울버햄튼의 수비 집중력이 아쉬웠다. 종료 직전 한 골을 더 내주며 2-3으로 패배했다.
번리전에서는 황희찬의 득점이 승리로 이어졌다. 황희찬은 전반 42분 상대 태클을 보낸 뒤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을 차넣었다. 8호 득점이었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의 경기력은 놀랍다"라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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