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북한이탈주민 포용 낮아졌다
북한이탈주민이 한국 사회에서 융화되기 어렵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람들이 북한이탈주민에게 느끼는 감정의 거리는 외국인보다 멀었고, 북한이탈주민을 직장 동료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응답도 34%에 그쳤다. 성적 소수자에 대한 포용 정도는 아직도 매우 낮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3’ 중 ‘한국인의 소수자 포용에 대한 인식’을 보면 지난해 기준 응답자들이 가장 차갑게 느끼는(수용을 꺼리는) 집단은 전과자와 성적 소수자였다. 집단별 감정 거리는 전과자(19.3점)가 가장 낮았고, 이어 성적 소수자(27.8점), 낯선 사람(39.9점), 북한 이탈주민(40.3점), 국내 거주 외국인(44.6점) 순이었다.
성적 소수자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차갑지만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성적 소수자를 ‘수용 못한다’는 응답은 2013년 62.1%에서 지난해 55.9%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직장동료로 포용할 수 있다는 비율은 7.9%에서 14.0%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외국인 이민·노동자에 대한 인식은 전보다 악화됐는데, 직장 동료라면 괜찮다는 인식은 늘었다. 외국인 이민·노동자에 대한 ‘수용못함’ 비율은 2016년 7.1%에서 지난해 10.0%로 증가했고, 직장 동료로 포용할 수 있다는 비율은 2013년 29.4%에서 지난해 42.3%로 증가했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포용 정도는 외국인 이민·노동자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기준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수용못함’ 비율은 22.2%로 외국인 이민·노동자(10.0%)보다 높았고, 직장 동료로 포용할 수 있다는 응답도 34.2%에 불과했다.
하상응 서강대 교수(정치외교학)는 “한국 사회의 다양성에 대한 인식은 전반적으로 높아졌지만 소수자 수용 인식은 아직 높지 않다”며 “아직 사회 소수자 수용 문제로 한국 사회에 심한 갈등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저출생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노동자 등에 대한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회동향 조사에서는 지역과 수도권 간 의료 격차도 나타났다. 병원은 비수도권에 더 많았지만, 의사와 간호사는 수도권에 집중됐다.
비수도권의 종합병원과 병원은 인구 100만 명당 44.5개로 수도권(28.0개)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2020년 수도권 인구 10만명당 의사 수는 211.5명, 간호사 수는 369.0명으로 비수도권의 의사와 간호사 수(169.1명·351.5명)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의원은 수도권(681개)이 비수도권(596.5개)보다 많았다. 의원수 지역간 격차는 2011년 58개(수도권 578.1개·비수도권 520.1개)에서 2020년 84.5개(수도권 681개·비수도권 596.5개)로 갈수록 커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소아청소년과는 다른 진료 과목보다 지역 간 격차가 더 컸다. 수도권 소재 소아청소년과는 293.9개로 비수도권 198.6개에 비해 100개 가까이 많았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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