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과학자 창업, 버티고 부딪히면 기회 찾아와”

제4회 사이언스 얼라이브

김지훈 스페이스젤리 대표가 15일 포스텍 C5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제4회 사이언스 얼라이브'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젊은 농업인이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농업 스타트업 8년 차에 이른 젊은 과학자가 있다. 김지훈 스페이스젤리 대표는 청년과학자로서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현재는 직업 만족도 ‘최상’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15일 동아사이언스가 주최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초과학연구원(IBS), 포스텍이 주관한 ‘ 2023 사이언스 얼라이브’에서 창업 시 느꼈던 어려움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는 경북 포항 포스텍에서 열렸다.

김 대표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농업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하면 ‘그래’하고 말이 끊긴다”며 “내가 그렇게 흥미를 끌지 못하는 일을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MZ세대들의 흥미를 끌기 위한 방법을 강구했다. 그는 “진로박람회에서 행사들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일단 농업이라고 하면 학생들이 쳐다보지도 않는다”며 “그래서 화성탐사대 미션 해결하기처럼 관심을 끌 만한 이벤트들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경재배, 식물공장에 관한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식물공장은 햇빛 등 외부 환경의 영향 없이 LED, 물 등으로 식물을 생산하는 공장을 의미한다. 아이들에게 환경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한 뒤 상추를 키우는 과제를 내고 가장 중량이 높은 상추를 키운 팀을 뽑는 프로그램 등을 시행 중이다. 

관객이 극의 일부가 되는 몰입형 공연도 진행했다. 환경이 망가진 미래를 배경으로 배우들이 연기를 하고 관객들은 극의 일부가 돼 수경재배 양액 만들기 등을 경험하는 프로젝트다. 농업이라는 키워드가 젊은 세대의 이목을 끌기 어려운 가운데, 이 공연을 통해 400~500명의 젊은 관객들을 모았다.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 김 대표는 “일단 창업할 마음으로 사무실부터 계약했다”며 “월세, 관리비가 동기 부여가 돼 아이디어를 내고 여러 아이템을 시도했다. 기회를 창출하려면 일단 부딪혀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팜 관련 창업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팀원을 구하기 어려웠고, 창업지원사업에 지원해 불합격 통보를 받으면 자존감이 낮아지기도 했다”며 “농업 스타트업 1세대들이 운영상 위기를 맞으면서 투자 기피 현상도 일어났고, 파트너를 구하는 일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끝까지 버티는 굳은 심지’가 결국 기회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길게 보고 가면 기회는 온다”며 “내 팁을 하나 얘기하자면 나는 돈 얘기를 절대 하지 않는다. 프로젝트의 가치, 협업에 의미를 두면 믿어주고 기회를 주는 일이 생긴다. 창업은 맨땅에 헤딩으로 외로운 길인 만큼, 청년 과학자들이 꿈을 잃지 않도록 기업, 교육기관 등도 많은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