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안따라 '남방큰돌고래' 찾는 과학자…"그냥 해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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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해보고 싶어서' 시작한 돌고래 행동 연구인데 이제는 돌고래 전문가가 됐어요. 젊은 과학자가 여러 주제를 시도해보고 다양한 방법을 찾으면 좋겠습니다."
15일 오전 경북 포항 포스텍 에서 열린 '2023년 제4회 사이언스 얼라이브'에서 발표에 나선 장수진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대표는 '세상 밖으로 나온 청년 과학자들'을 주제로 젊은 나이에 비영리 연구팀을 꾸려 제주도에서 돌고래와 바다거북을 연구하게 된 이야기를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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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해보고 싶어서' 시작한 돌고래 행동 연구인데 이제는 돌고래 전문가가 됐어요. 젊은 과학자가 여러 주제를 시도해보고 다양한 방법을 찾으면 좋겠습니다."
15일 오전 경북 포항 포스텍 에서 열린 '2023년 제4회 사이언스 얼라이브'에서 발표에 나선 장수진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대표는 '세상 밖으로 나온 청년 과학자들'을 주제로 젊은 나이에 비영리 연구팀을 꾸려 제주도에서 돌고래와 바다거북을 연구하게 된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번 사이언스 얼라이브는 동아사이언스가 주최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초과학연구원(IBS), 포스텍이 주관했다.
장 대표의 연구 환경은 흔히 '과학자'하면 떠올리는 깨끗하고 하얀 실험가운에 청결한 실험실이 아니다. 자동차를 타고 제주 곳곳을 돌아다니며 남방큰돌고래 무리를 찾아다닌다. 남방큰돌고래를 발견하면 그 자리에 앉아 망원경으로 돌고래들의 행동을 관찰한다.
돌고래에 대한 관심은 우연히 시작됐다. 2013년, 귀뚜라미, 거미 등 절지동물을 연구하는 석사생이었던 장 대표는 이 분야를 좀 더 깊이 연구하기 위해 해외 유학을 준비중이었다. 어느 날 국내에서 처음으로 돌고래를 바다에 방류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는데, 지도교수가 1년짜리 돌고래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그렇게 프로젝트성 연구를 시작하게 된 장 대표는 수족관에 있던 돌고래가 가두리 양식장으로 서식지를 옮길 때 보이는 행동부터 바다 방류 이후의 행동 변화까지 관찰하게 됐다. 장 대표는 "제주도 바다에 돌고래가 서식하는 줄도 몰랐던 내가 제주도에 직접 내려가 연구 생활을 해보니 바다 생활과 꽤 잘 맞았다"고 말했다.
프로젝트를 마치며 원래 생각했던 절지동물이 아닌 돌고래 연구로 박사 연구를 시작했고, 마음에 맞는 동료연구자들과 2018년 비영리연구단체인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의 문을 열었다. 이후 함께 돌고래를 연구하던 지역 어부들의 도움으로 제주 바다에 서식하는 바다거북까지 관찰하게 됐다.
해양동물 행동생태연구자들은 바다에 방류되어 야생 환경에서 살고 있는 돌고래, 거북 등의 삶과 행동을 관찰한다. 이를 바탕으로 어떤 서식 환경이 해양동물에게 중요하며 동물이 무엇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지 연구한다. 또 돌고래를 보기 위한 선박 관광 프로그램이나 해양레저 활동 등 인간의 개입이 돌고래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도 관찰한다.
연구소 운영비 조달은 쉽지 않은 문제다. 장 대표는 "국가 기관이 아닌 민간 단체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의 연구팀은 자체적으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부터 학술활동을 통한 연구과제 수주, 돌고래 보호를 위한 정책 수립 등 과학문화 캠페인까지 많은 활동을 진행했다.
장 대표는 "아직까지 안정적으로 자리잡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구를 좀 더 계속해볼까 한다"며 "과학을 '그냥 해보고 싶어서' 시작하는 사람도 있고 돈이나 명예를 추구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좀 더 많은 사람이 과학을 시도할수록 다양한 주제, 다양한 방식으로 과학 연구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과 같은 젊은 과학자들에게는 "아직 삶의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젊은 과학자가 시도해볼 수 있는 영역이 많다"며 "다양한 시도를 해보라"고 전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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