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스라엘에 ‘전면전 중단’ 압박…이스라엘 “전쟁 몇 달 걸릴 것”
미국이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공격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을 향해 제한된 저강도 공세로 전환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제거될 때까지 싸우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스라엘을 찾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4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과 각각 회담하고 이스라엘의 고강도 군사작전 전환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스라엘 방송 채널12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을 고강도에서 다른 단계로 옮겨갈 방안을 두고 건설적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네 명의 당국자들을 인용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이 약 3주 내로 좀더 정밀한 전술로 전환할 것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국이 이스라엘이 전쟁을 마무리하도록 “압박 총력전”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NYT는 미 정부 관리들이 이스라엘측에 ‘3주 내 전쟁 중단’이라는 시한에 대해 분명하게 제시했다면서 “이는 바이든 정부가 최근 대규모 민간인 사망에 대한 미국의 인내심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 이스라엘과 소통하고 있는 것의 일환” 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생각하는 제한된 규모의 공세에는 특수부대 요원들이 하마스 지도부를 특정해 사살하거나 인질을 구출하고, 땅굴을 파괴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고 NYT는 전했다.
이스라엘의 무차별 폭격에 대해 사실상 첫 경고한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미 국립보건원 연설에서 “이스라엘이 민간인 생명을 구하는 데 집중하기를 바란다. 하마스 추적을 멈추라는 것은 아니지만 좀더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에 대해 거듭 견제 내지 경고 메시지를 내고 있는 것은 가자지구 민간인 참상이 커지면서 이스라엘을 전폭 지지해온 미국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 내부에서도 미국의 대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폴리티코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내부 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미국이 네타냐후 총리를 더욱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하마스 섬멸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며 비타협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설리번 보좌관과 만난 뒤에도 “우리는 하마스가 제거될 때까지 계속 싸울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며 “이스라엘은 목표를 모두 성취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하마스의 기반시설 파괴는 쉬운 일이 아니라면서 “(전쟁에) 몇 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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