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장관도 LH 전관?…사장 퇴임 이후 용역업체 이사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 연합뉴스 제공.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퇴임 이후 설립한 부동산 컨설팅 회사에서 LH가 발주한 2억원 규모 연구 용역 사업을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LH 등에 따르면 LH는 2022년 9월 피앤티글로벌 주식회사와 '베트남 산업단지 개발사업 활성화를 위한 운영관리계획 수립 연구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피앤티글로벌은 박상우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LH 사장을 퇴직한 이후 설립한 회사다.

피앤티글로벌은 2020년 2월28일 설립됐고 박 후보자는 같은날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박 후보자는 2019년 LH 사장 자리에서 퇴임했다.

피앤티글로벌은 국내 및 해외 부동산에 대한 투자 컨설팅, 분양 대행업, 임대 관리업 등을 맡는 회사로, LH의 베트남 산업단지 개발사업 용역을 담당했다. 이 사업은 2019년 정부가 '신남방정책 플러스' 정책 발표하고, 같은해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사업 추진을 합의했다. 다만 아직까지 분양률이 50%에 미치지 못하는 등 사업 추진이 늦춰진 상태다.

박 후보자는 LH 사장 재임 시절인 2017년 4월12일 '베트남 흥옌성 및 VIHAJICO간 상호협력 MOU 체결계획 보고'를 받았고, 2017년 12월21일에는 '베트남 흥옌성 산업도시 MOA 체결 계획 보고'도 받았다. 또 박 후보자는 2018년 2월2일부터 4일까지 베트남 출장을 통해 직접 흥옌성 스마트 산업도시 MOA를 체결하기도 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퇴직공직자는 취업제한 심사를 받고, 업무처리 제한을 받는다. 그러나 박 후보자가 설립한 피앤티글로벌은 부동산 관련 업무를 취급하는 곳이지만, 공직자윤리법에 명시된 취업제한 기관에 해당되지 않는다. 일종의 사각지대인 셈이다. 박 후보자는 전문성 등을 앞세워 연구 용역을 수주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토부가 LH 전관에 대한 입찰 참여 제한 등 LH 혁신방안을 발표했지만, 정작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