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또 오너가 분쟁…박철완 전 상무 "자사주 교환 반대"

박 전 상무 "자사주 정관변경 요구…민형사상 조치"
지난해 2월 주총 이후 경영권 분쟁 재점화 양상
박 전 상무는 고 박정구 회장 아들, 삼촌 박찬구 회장과 분쟁

[서울=뉴시스]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2023.12.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다솜 기자 = '조카의 난'을 일으켰던 금호석유화학의 개인 최대주주 박철완 전 상무가 회사 측의 자사주 교환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주주총회 패배로 수면 아래로 잠잠해진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점화하는 모양새다.

15일 박철완 전 상무 측은 입장문을 내고 "금호석유화학 측에 자사주와 관련한 정관변경을 요구하고, 명분 없는 자사주 교환에 대해 일반 주주들과 함께 법률상 가능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1년 금호석유화학의 계열사인 금호피앤비화학은 OCI그룹의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MSB와 친환경 바이오 에피클로로히드린(ECH) 합작법인인 'OCI금호'를 설립하고, 315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상호 교환했다. 이렇게 되면 의결권 없는 자사주가 백기사의 우호지분으로 둔갑하게 된다.

박 전 상무는 지난해 2월 이같은 자사주 맞교환 처분을 경영권 방어 목적이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그러나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1민사부는 이 신청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자사주 처분을 회사가 보유한 자산의 처분과 동일한 것으로 간주해, 주주가 그 처분의 무효를 구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박 전 상무는 이 결정에 대해 일반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향후 금호석유화학이 또 다른 기업들과도 자사주 맞교환을 할 경우 이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박 전 상무는 특히 회사가 다른 기업과의 자사주 교환을 통해 소위 ‘상호주’를 보유하는 것은 주주들의 이익을 해치고 ESG 경영 방침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대응은 박 전 상무와 그의 삼촌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박 전 상무는 금호그룹의 창업주 2남인 고(故) 박정구 회장의 아들로 금호석유화학 지분 8.87%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박 전 상무는 지난 2021년 박찬구 회장을 상대로 지분 경쟁을 벌이다 회사에서 해임됐다. 지난해 초 주주총회에서도 박 전 상무가 제시한 모든 안건이 부결되며 사실상 경영권 분쟁에서 패했다. 이후 침묵을 지켜온 박 전 상무 측은 이번 법원의 각하 결정을 계기로 다시 박찬구 회장 견제에 나섰다.

박 전 상무는 "자사주 교환이 주로 경영진의 경영권을 유지하고 확보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고, 회사와 일반 주주들의 이익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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