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라 비판’ 나왔지만 동조는 없었다…‘이낙연 신당’ 힘 못받나[이런정치]

2023. 12. 15. 15: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의총서 ‘이낙연 사쿠라’ 발언 비판과 반박 이어져
의원들 공개적 목소리, 민주당 내 ‘뜨거운 감자’로
옹호 발언은 안 나와… 친낙계 의원들도 ‘선 긋기’
민주당의원 최대 모임 더미래는 “창당 철회 촉구”
더불어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의원들이 15일 국회에서 이낙연 전 대표의 창당 선언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식화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신당 창당이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거론됐다. 하지만 ‘이낙연 신당’ 자체를 찬성하는 목소리가 나오진 않았다. 신당 창당과 세력 확장을 위해선 간판급 인사를 비롯해 현역 의원을 끌어모아야 하는데 이 전 대표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민주당에선 동조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되레 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는 15일 이 전 대표의 창당 선언 철회를 촉구했다.

더미래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와 민주정부 총리까지 역임한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선언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민주당 큰 어른의 느닷없는 신당 선언은 희망도 아니고 새로운 정치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당시 영입인재로 민주당에 들어와 호남 다선 의원을 거쳐 당대표까지 역임했다”며 “민주당을 위기에 빠트릴 게 아니라 윤석열 정권 심판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지지자에 대한 정치적 도리를 지켜달라”며 창당 선언 철회를 촉구했다.

민주당 내에서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대해 의원들의 의견 개진이 본격화된 것이다. 민주당 복수 의원들에 따르면 전날 의총에서도 이 전 대표를 향한 ‘사쿠라’(변절한 정치인) 표현 등을 두고 지적과 반박이 오갔다. 의총에서 의원간 토론 주제로 다뤄지면서 발언이 이어졌다는 건 이 전 대표 신당 창당이 민주당 내에서 ‘뜨거운 감자’가 됐다는 걸 의미한다.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오영환 의원은 이 전 대표나 비명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상식’을 향한 당내 주류의 원색적 공격 행태를 비판했다. 오 의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당에서 문제 의식, 위기 의식을 갖고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는 소수의견에 대해 폭력적으로 억압하고 배척하는 모습이 우리당다운 모습인지 의총에서 물었다”며 “사쿠라니 협잡이니 하는 발언을 하는 게 혐오와 막말을 일삼는 강성 지지자들과 뭐가 다르냐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전 대표를 향해 최근 거듭 사쿠라 표현을 써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김민석 의원은 해당 발언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하면서 ‘이 전 대표 신당을 옹호하려거든 당을 나가라’는 취지로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김한정 의원은 김민석 의원의 사쿠라 발언이 과하다는 취지로 비판하면서 당이 혁신 경쟁에서 밀리면 안 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삼육보건대에서 ‘대한민국 생존전략’을 주제로 강연한 뒤 나오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다만 김 의원의 사쿠라 발언 등에 대해 따져 묻고 다시 반박하는 모양새였을 뿐, 비명계(비이재명계)를 포함한 비주류 의원들이 당내 상황을 비판하면서도 이낙연 신당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진 않았다고 한다. 의총에 참석한 수도권의 한 의원은 “이낙연 신당과 관련해서 얘기가 많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렇지 않았다”며 “신당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들이 많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총선을 앞두고 신당이 지지세를 확장하려면 인지도와 조직력을 갖고 있는 현역 의원 합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 전 대표의 정치적 토양이라 할 수 있는 민주당 내에서 아직까진 현역 의원들의 반응이 미온적인 셈이다. 비명계 의원들은 물론 이 전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분류되는 친낙계(친이낙연계) 의원들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 전 대표 신당에 우려를 나타내는 상황이다.

친낙계로 분류되는 이병훈 의원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제1야당인 민주당의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저는 신당에 참여할 의사가 없고,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개호 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2016년 호남에 거세게 불었던 국민의당 바람 때에도 저는 홀로 민주당을 지켰다”며 “저에게 민주당은 저의 전부”라면서 이 전 대표 신당에 선을 그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지금 당내 의원들 중에서 이낙연 전 대표하고 같이 할 의원들은 어느 정도 있다고 파악하는지’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현재로서는 제가 들어본 적이 없다”며 “많은 의원들께서 ‘신당으로 가지 않겠다’ 그런 얘기를 저한테 전달하고 계시다”고 말했다.

dandy@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