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버려, 중국 가사도우미 업체 산다”…서학개미들 ‘小小한 베팅’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3. 12. 1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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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주 러셀지수, 5개월만에 2000 돌파
서학개미, 애플·MS 빅테크 비중 줄이고
로빈후드·코인베이스·E-홈하우스홀드 등
금리인하 수혜 기대받는 중소형주 베팅
[매경DB]
서학개미 쇼핑 목록에 ‘빅테크’가 사라졌다. 대신 금리 상승기에 주가가 급락한 중·소형 기술주가 그 자리를 메웠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사실상 금리 정책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선언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에 중·소형주로 수급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 따르면 소형주 대표 지수인 러셀2000지수는 2.72% 상승한 2000.51포인트에 마감했다. 러셀2000지수가 2000선을 재차 넘어선 건 지난 7월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같은 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0.26% 상승에 그치고, 나스닥100지수는 0.15% 하락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그동안 경기침체 우려로 주가가 눌렸던 중·소형주로 수급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리톨즈 웰스 매니지먼트의 조쉬 브라운 최고경영자(CEO)는 “소형 가치 기업은 현재 시장에서 가장 매력적”이라며 “S&P500지수의 연중 상승률에 러셀2000지수가 근접하려면 많은 추격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피터 린치 전 피델리티 펀드매니저도 지난달 초 “소형주들이 적정 기업가치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서학개미의 쇼핑 목록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서학개미는 최근 소위 ‘매그니피센트 7’으로 대표되는 미국 빅테크 종목의 매수 비중을 줄이고, 중·소형 기술주를 담고 있다.

12월 들어 순매수 상위 종목에 알파벳(구글)을 제외하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페이스북), 테슬라 등은 순매수 상위 50위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서학개미는 금리 인하 시 즉각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는 중·소형주를 담았다. 대표적으로 온라인 주식,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인 로빈후드를 976만1218달러(약 126억원) 사들였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시장 활황에 따라 향후 플랫폼을 통한 주식, 가상화폐 거래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로빈후드에 대한 매수세가 몰리는 모습이다. 서학개미는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글로벌도 932만6448달러(약 121억원) 순매수했다.

중·소형주 중 대표적인 인공지능(AI) 수혜주로 거론되는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도 760만5416달러(약 98억원)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AI 기반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AI 특수에 올해 주가가 180% 상승했다.

서학개미는 기업의 AI 수요 확대에 따라 데이터를 저장할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터독 주식도 담는 모습을 보였다. 그 밖에 대출 플랫폼인 업스타트홀딩스도 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 실적 성장 기대감에 서학개미 매수세가 몰렸다.

다만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감에 재무 상태가 열악하거나, 사업 펀더멘털 기반이 무너진 종목에 ‘묻지마 투자’를 벌이는 투자자도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서학개미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전기차 업체 니콜라를 778만2005달러(약 101억원) 순매수했다. 창업자가 사기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니콜라 주가는 상장 후 99% 급락한 바 있다.

또 다른 사례는 중국의 가사도우미 업체인 E-홈하우스홀드서비스홀딩스다.

서학개미는 이달 112% 급등한 해당 종목을 1225만3614달러(약 159억원) 순매수했다. 니콜라와 동일하게 뚜렷한 호재는 없지만, 상장 후 주가가 99% 이상 급락한 터라 금리 인하 시 반등을 노리고 저가 매수에 들어간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동학개미도 기존 매수세를 보였던 2차전지(배터리)에서 벗어나 덩치가 작아 급등하기 쉬운 신규 상장 종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동학개미는 12월 들어 LS머트리얼즈를 3381억원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사들였다. 또 다른 새내기 종목인 블루엠텍, 에이텀도 각각 936억원, 446억원 사들이며 12월 순매수 6위, 12위에 올랐다.

이들 종목도 상장 당시 주가가 급등한 터라 주의가 필요하다. 블루엠텍, 에이텀 주가는 상장 후 기록한 고가 대비 각각 60%, 70%가량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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